한국일보

마음까지 맑아지는 ‘자연식탁’

2006-04-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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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사찰 보양음식

너무 많이 먹어서 몸이 탈이 나는 요즘, 사찰음식은 더 이상 절 안에서만 먹는 먹거리가 아니다. 웰빙시대에 걸맞는 건강 먹거리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하면서부터 가장 자연에 가까운 음식으로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내는 사찰음식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시작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르겠다.
사찰음식은 자연에서 거둔 먹거리의 독을 없애고 약이 되는 성분을 살려 몸에 이로운 음식으로 바꾼 자연식이라 할 수 있다. 자연의 풍성한 기운이 고스란히 담긴 음식을 섭취하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바로 제철 재료를 이용하는 것. 사찰음식 역시 자연의 흐름에 맞춰 그 계절에 나는 재료로 음식 만들어 섭취하는 것을 가장 기본으로 여기고 있다.
일반 건강식과 사찰음식의 가장 큰 차이를 꼽는다면 다름 아닌 조미료와 방부제, 고기와 젓갈은 물론 마늘, 파, 부추, 달래 등 자극이 강하고 독한 냄새가 나는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고 음식을 만든다는 것. 그래서 처음 사찰음식을 먹어보는 사람에게는 다소 밋밋하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사찰음식을 한 두 번 맛본 사람들은 대부분 담백하고 깔끔한 맛에 반해 계속 사찰음식을 찾게 되는데, 화학조미료 대신 들깨, 다시마, 표고버섯 등 평소 우리가 즐겨먹는 재료를 이용해 만든 천연 조미료를 사용해 몸에 좋은 감칠맛을 더해 주기 때문이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조금만 신경 쓰면 사찰음식으로 우리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요즘 같은 봄에는 요즘 한창인 갖가지 봄나물을 각종 양념에 조물조물 무쳐 겉절이로 먹거나 된장 푼 국에 살짝 끓여 먹는 것이 사찰음식의 대부분이다.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는 손쉬운 메뉴지만 어디 나물만 먹고 요즘 같은 노곤함을 이겨낼 수 있을까 싶다면 사찰에서 즐겨먹는 보양식에 관심을 가져보자. 보양식이라면 왠지 고기가 생각나지만 사찰에서 즐겨 먹는 보양식은 당연히 그렇지 않다.
사찰식 보양식은 주로 봄에 먹으면 좋은 송이버섯, 두부, 녹차 등으로 만들어 먹는데, 이들 재료의 공통점은 신진대사 기능을 향상시키고 만성피로, 신경쇠약, 권태감을 물리치는데 도움을 준다.
사찰음식은 건강식을 중시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이미 대중화된 먹거리인데, 이를 증명하듯 사찰음식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음식점은 물론이고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사찰 음식을 소개한 요리 책들이 하나 둘 소개되고 있다. 이중에서 집에서도 손쉽게 해볼 수 있는 사찰음식을 소개한 ‘5000원으로 집에서 만들어 먹는 사찰음식’을 참고해 사찰에서 즐겨 먹는 봄 보양식 메뉴를 소개한다. 이 책은 일상생활에서도 손쉽게 사찰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레서피를 만든 것이 특징인데, 사찰에서 제한하는 오신채 중 파 한가지 정도는 사용하고 있어 처음 시도하는 사람들의 입맛에도 그다지 거슬리지 않으면서 건강을 챙길 수 있다.

성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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