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90년대 탑 모델 노충량씨가 말하는‘옷 잘입는 노하우’

2006-04-22 (토)
크게 작게
90년대 탑 모델 노충량씨가 말하는‘옷 잘입는 노하우’

▶90년대 한국 패션계를 주름잡았던 모델 노충량씨가 89년 한 신사복 카탈로그 촬영 때 찍은 사진. 20여년이 흘렀지만 본인이 직접 했다는 코디가 여전히 세련돼 보인다.

“바지만 몸에 맞게 입어도 멋쟁이”

남성복 생명은 바지 피팅에
구두색도 옷 컬러에 맞춰야

건강한 피부관리, 세련미 더해

“많은 돈 들이지 않고 멋지게 꾸밀 줄 알아야 진짜 멋쟁이 아니겠습니까?”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 한국 모델계에 다크호스로 떠올라 단숨에 가장 몸값 비싼 모델로 이름을 날렸던 노충량(45)씨. 이런저런 곡절 많은 사연을 뒤로하고 현재 그는 LA 한인타운에서 인기 있는 일본식 커리전문점 앙주(Anjue)사장이 됐다.
현직에서 물러 난지 이미 십 수년이 흘렀지만 그의 그 멋진 ‘옷발’ 사라지지 않았다.
그가 노충량이라는 사실을 몰라도, 한때 잘 나가는 모델이었다는 사실을 모른다손 쳐도 멋스럽게 기른 수염이며, 예사롭지 않은 스타일을 보면 다시 한번 눈길이 갈 만큼 그는 중년의 나이에도 멋지고 귀엽기까지 하다.
“많이 변했죠.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남자가 원색의 스웨터나 꽃무늬 몇 개 들어간 셔츠만 입어도 색안경을 끼고 봤는데 요즘 타운엔 다 모델이 아닐까 싶을 만큼 헤어스타일이며 패션감각이 뛰어 납니다. 덕분에 예전에는 조금만 튀게 입어도 눈에 띄었지만 요즘 같아선 옷 잘입는다는 소리가 듣기 힘들죠(웃음)”
이렇게 엄살 아닌 엄살을 떨지만 그는 청바지에 정장 감색 재킷을 멋지게 코디 할 줄 알고, 자칫 무거워 보이는 넥타이를 두 번씩 돌려 매는 수고도 마다 않는, 패션에 있어서 연출이라는 게 가능한 몇 안 되는 한국 남자다. 이처럼 왕년에 패션이라면 ‘한가닥’했던 그가 제안하는 옷 잘 입는 노하우 첫째는 다른 건 몰라도 바지 하나만큼은 힙이 잘 피트 되는 좋은 걸 입는 것이다.
“옷 잘 입는다는 사람도 팬츠 피팅에 신경을 잘 안 쓰는 경우가 많은데 남성복의 생명은 바로 바지 피팅에 있습니다. 바지 하나만 좋은 것으로 몸에 잘 맞으면 위엔 티셔츠 하나만 입어도 멋스럽습니다.”
둘째, 구두 색상을 옷 컬러 중 하나에 맞추는 것이다. 하다못해 넥타이 도트 무늬에라도 있는 색상을 구두 색깔과 맞춰주면 센스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셋째는 싼값에 샤핑하는 재미를 즐기라고 그는 강조한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 그의 단골 옷가게는 디스카운트 스토어인 로스(Ross)였다. 그곳에서 운이 좋은 날이면 일반 컬렉션에서도 구하기 힘든 옷들이 종종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
그의 패션 감각만큼이나 돋보이는 것은 바로 그의 피부. 한창때(?)만큼은 아니더라도 여전히 깨끗하고 건강한 피부는 그렇지 않아도 스타일리시한 그의 패션 감각을 더 세련돼 보이게 한다.
“피부관리요? 음주, 흡연 절대 안하고 자극적인 음식은 피해요. 웰빙이 따로 있나요. 건강한 먹거리를 실천하면 고운 피부는 절로 따라 옵니다” 그의 깨끗한 피부 관리의 지론이다. 때로 아름다움은 이렇게 간단한 곳에 숨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순간이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