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역대 미국대통령 초상화로 명성 인물화 갤러리‘Min Rhee’

2006-03-3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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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미국대통령 초상화로 명성 인물화 갤러리‘Min Rhee’

화가 자신이 가장 아낀다는 작품인 ‘걸프전’. 제1차 걸프전 당시의 사진들을 모아 그린 작품이다.

역대 미국대통령 초상화로 명성 인물화 갤러리‘Min Rhee’

이민환씨가 ‘대통령 그림’을 소개하고 있다.

화가 이민환씨, 아들숙제서 아이디어
10년간 30만장 팔려… 주류서도 인정

우드랜드힐스의 한 샤핑몰(6100 Topanga Canyon Bl.). 지나치던 사람들이 2층 코너의 쇼윈도 앞에 멈추어 선다. 가게 입구에는 ‘Min Rhee’라는 간판이 걸려 있고 유리 안쪽에서는 화가가 그림을 그리고 있다. 유명 관광지면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거리의 화가가 샤핑몰 내로 들어온 셈이다. 가든그로브 아름화랑 대표이자 인물화가인 이민환씨의 또 다른 전시공간이자 특별한 작업실의 모습이다.
입구로 들어가자 역대 미국 대통령의 초상화가 방문객을 반긴다. 10여년 전 중학생 아들의 숙제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이다. 그림을 따 만든 엽서만 약 30만장이 나갔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교육적 가치에 학교 교장이나 역사교사들이 좋아했다는 설명. 로널드 레이건, 지미 카터 등 몇몇의 대통령은 이 엽서를 보고 친필 사인이 든 감사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갤러리에는 풍경화, 정물화 등이 가득하다. 하지만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인물화. “그림을 시작한지 벌써 40년이다. 처음에는 형편이 어려워 미대에도 가지 못하고 한국의 중앙극장 등에서 간판을 그렸다. 상업미술로 시작했고 하다보니 인물화 위주로 그리게 됐다.”
81년 미국에 건너왔고 생계를 위해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고생을 하면서도 붓을 놓지 않았다. ‘걸프전’ ‘케네디의 일생’ ‘대통령 초상화’ 등을 그렸고 주류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특히
9.11사태를 다룬 그림은 최근 ‘9.11후원회’가 1만2,000달러에 사갔고 올 여름 이를 다시 경매에 부쳐 후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2004년 9월 문을 연 이 갤러리도 그를 인정해 준 주류사람들 덕분이다. 가게 임대료만 1만달러에 달하지만 샤핑몰 측에서 입점해 달라고 초대해 현재 3,000달러만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신의 초상화를 그려 달라고 갤러리를 찾는 이들도 있다. 자신과 가족의 사진을 가지고 와 이 씨에게 맡기면 멋진 가족 초상화를 만들어주는 식이다. 이렇게 작업하는 데 1,000달러 이상이 들어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집에 사진보다 유화 초상화를 걸어 놓고 싶어하는 백인들의 주문이 꾸준하다는 것.
이 일대에서는 한인으로서는 유일하게 화랑을 운영하는 이민환씨는 “현 대통령인 부시의 초상화를 걸어 놓았었는데 사람들이 하도 싫어해서 떼어놓은 상태다. 그만큼 그림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적극적이다”며 “역사적인 사건들을 기록한 그림들을 계속 작업해 먼 훗날 박물관을 열고 싶은 것이 내 소망이다”고 웃었다.


(818)888-0844 <박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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