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떼를 치며 ‘남을 배려하는 삶’

2006-03-3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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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을 방문하면서 느낀 것은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거리질서 지키기에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도로를 새로 정비하고, 질서 지키기 캠페인이 많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한 예로, 횡단보도에서 깃발을 든 사람이 함부로 길을 건너지 않도록 통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아랑곳없이 빨간 신호등에도 길을 건너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자전거와 사람과 자동차들이 어울러져 혼잡한 모습도 보았습니다.
질서를 지킨다는 것은 갑자기 되는 것도 아니고, 강제로 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느껴봅니다. 한국도 많이 나아졌지만, 최근 롯데월드의 무료입장 행사 때 사고가 발생한 것을 보면서 아직도 질서에 대한 개념이 정착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문화가 언제나 정착이 되겠는가 하는 질문을 갖게 하는 사건이었습니다.
미국에서도 지역과 인종에 따라 질서를 지키지 않는 곳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질서를 지키는 것이 몸에 배지 않았기에 실수를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간단한 진리만 기억하면 질서를 지키는 것이 쉬워질 것입니다.
질서를 지키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남을 배려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릴 때나 문을 열고 나갈 때, 뒤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고 문을 잡아 주는 것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입니다. 차를 운전할 때도 양보하고 순서대로 진행하는 것도 남을 배려하는 것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어느 곳에서나 온 순서대로 줄을 서서 일을 처리하는 것도 상대방의 시간을 배려하는 것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바쁘다고 새치기를 하면 미리 와서 기다린 사람의 시간을 빼앗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교회생활 가운데도 교회 나름대로의 질서를 지켜야 할 것이 있습니다. 성도와 성도 사이에서, 성도와 목회자 사이에서, 교회와 교회 사이에서, 나아가서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과 아직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지켜야 할 것이 있는 것입니다.
질서가 무너지는 것은 남을 배려하지 않는 것이고 결과는 상처가 남게 됩니다. 질서를 지키지 않을 때 결국은 교회가 손가락질을 받게 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대다수의 성도들이 피해를 입게 됩니다.
교회 안에서 아름다운 질서 지키기가 시작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 이상 교회 안에서의 질서가 지켜지지 않아서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교회 안에서만이 아니라 사회생활 가운데도 질서지키는 것에 앞장서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성도가 하는 말이라면 믿어주고, 성도가 하는 행동은 무조건 따르는 도덕의 모범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양보하며 운전하는 습관이, 줄을 자연스럽게 서는 행동이, 문을 열고 다른 사람이 들어가도록 잡아주는 친절함이 우리 생활습관에 자연스럽게 들어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질서를 지키는 것은 남을 배려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원 영 호 목사
(성림한인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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