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영어권 2세 목회위한 길잡이

2006-03-2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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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건강한 아시안 아메리칸
교회로 자라기’
<피터 차·스티브 강·헬렌 리 편저>

‘사일런트 엑소더스’현상등
동부지역 교회의 실례통해
차세대 목회 성공조건 제시


영어권 2세 목회의 길잡이가 될 영문서적이 출간됐다.
피터 차 교수(트리니티 신학교), 스티브 강 교수(고든 콘웰 신학교), 헬렌 리(전 ‘크리스천 투데이’ 부편집장) 등 2세 사역 전문가 3명이 펴낸 ‘건강한 아시안 아메리칸 교회로 자라기’(Growing Healthy Asian American Churches·IVP 출판).
‘선구적 교회들로부터 듣는 목회 통찰력’(Ministry Insights from Groundbreaking Congregations)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미국에서 이중문화권의 교회가 건강하게 성장하는데 꼭 필요한 책으로 북미주에서 차세대를 위해 일하는 목회자들이 반드시 읽어봐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편저자 3명은 아시안 아메리칸 교회를 건강하게 세워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경적 가치관이며 이 가치관이 문화, 복음, 리더십이라는 세가지 요소에 어떻게 작용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라고 보고, 그 좋은 예를 9개의 챕터에서 실제 교회들의 이야기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책에 등장한 교회들은 LA의 에버그린 침례교회, 뉴 송 처치, 오픈 도어 장로교회, 캠브리지 커뮤니티 펠로십 처치, 라잇하우스 크리스천 처치 등 아시아권 차세대 목회문제를 성공적으로 풀어낸 교회들로, 솔직하고 정확하며 성경적인 관점에서 효율적인 사역의 방법들을 기술함으로써 미래 아시안 아메리칸 교회들의 희망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들은 피터 차, 헬렌 리, 스티브 강, 폴 김, 이대한(Dihan Lee), 켄 퐁, 조나단 우, 그레이스 메이, 스티브 웡, 낸시 수기카와, 라숭찬 목사 등이다. 이들은 미동부지역 한인목회자들을 중심으로 1992년 조직된 사역단체 ‘카탈리스트’(Catalyst)에서 2세 목회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모임과 토론을 가져온 차세대 지도자들로, 이 책은 2002년부터 3년동안 가진 카탈리스트 포럼에서 발표된 내용을 묶은 것이다.
지난 10여년 동안 미국에서 사역하는 수많은 아시안 아메리칸 목회자들은 이중언어와 문화권이라는 특수 상황 속에서 많은 시행착오와 좌절을 경험했다. 적절한 역할 모델도 없는데다, 젊은이들이 대학 입학과 함께 교회를 떠나는 ‘사일런트 엑소더스’(Silent Exodus)로 인해 많은 영어 목회가 좌초됐다.
부모와 함께 교회에 다니던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면서 교회를 떠나는 ‘사일런트 엑소더스’는 90년대를 통틀어 한인교계 뿐 아니라 전체 아시아권 기독교계에 편만했던 현상으로 그것은 자유로운 대학생활의 영향이나 더 이상 부모의 통제권 안에 생활하지 않는 이유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들이 갈만한 교회, 그들의 문화를 공유하면서 복음적인 가치관을 심어줄 교회가 없었다는 데 있었다.
한인교계에서도 1세 이민교회들에 속했거나, 부분 독립했거나, 완전 독립한 형태의 2세 교회들, 혹은 1세 교회와 관계없이 자생적으로 개척된 영어권 교회들이 지난 10여년동안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으나 몇몇 성공적인 교회를 빼놓곤 도태됐거나 아직까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편저자들인 피터 차교수와 헬렌 리씨는 머리말에서 이같은 아시안 아메리칸 교회들의 문제점을 잘 지적하고 있다. “미국내 현재 수천개의 아시안 1세 이민자들의 교회들이 있으며(한인교계에만 3,000개가 넘는다) 신학교를 졸업한 아시아권 2세 목회자들이 점점 많이 배출되어 이들이 개척한 영어권 다인종 교회도 수백개가 넘는다. 예를 들어 매서추세츠의 고든 콘웰 신학교의 경우 아시안 아메리칸 신학생 수가 1990년대초에서 2000년대 초 사이 129% 증가했는데 이러한 현상은 다른 신학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라고 전제한 편저자들은 이제 아시안 아메리칸 교회들은 더 이상 태동기도 아니며 잠재력이 엄청나다고 보고 리더십과 정체성, 그리고 그들만의 사명과 비전을 찾는 일에 매진하면 교회의 미래는 희망적이라고 보고 있다.
스티브 차 교수는 “그동안 2세 목회가 어렵다며 좌절하는 목회자들이 많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교회들의 사례를 보면 차세대 목회의 미래는 밝다”고 말하고, 특히 여러 교단의 목회자들의 경험이 담겨있어 교계전반에서 큰 호응을 보이고 있고 밝혔다. 차교수에 따르면 벌써 1,000여권 판매된 이 책은 여러 신학교들이 교재로 채택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4월12일에는 프린스턴 신학교가 3명의 편저자들을 초청, 아시아권 2세 목회자 및 신학생들과 함께 이 책의 내용에 관해 토론을 가질 예정이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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