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독교 역사로 보는 오늘의 교회 ⑨

2006-03-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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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기, 안티 기독교와 이슬람 확장

■ 8세기의 주요 사건일지

▶707 이슬람 사라센 제국 확대
▶730 교황 레오3세, 성화철거명령
▶732 스페인, 무슬람에게 함락
▶751 사마르칸트, 무슬람에게 함락
▶755 중국의 종이제조 기술 전달
▶771 샤를마뉴, 프랑스 왕 등극
▶787 제7차공회, 니케아
▶793 바이킹, 프랑스 침공
▶800 신성로마제국 탄생



“예수는 존경하지만 크리스천은 싫다”
“교회는 가고 싶은데 교역자가 영 밥맛없다”
오늘날 안티 기독교 운동은 인터넷 대중화와 함께 이미 새로운 문화 코드가 되어버렸다. 누구나 하고 싶은 말들을 익명으로 전하며 검증되지 않은 자료들을 가지고 기독교의 뿌리부터 잘근잘근 씹고 있는 안티 기독교 운동은 인터넷과 책을 통해 점점 확산되고 있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가장 큰 원인은 가십 거리를 끊임없이 제공하고 있는 부패한 교회와 타락한 성직자들의 위선 때문이라고 본다. 또한 이 시대를 흐르고 있는 포스트 모더니즘 사조는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주류(主流)와 전통은 무조건 깨고, 지류(支流)는 신선하며 인류사에 진보를 가져온다는 인본주의적 문화 코드를 가지고 있어 안티 기독교 세력을 부추기고 있다.
기독교 2천년 역사 가운데는 몇 차례 대표적인 안티 기독교 운동이 있었다.
8세기에는 이미 세속 정권과 손잡은 교회 안에 온갖 부정 부패가 넘쳤으며, 강제적인 포교가 계속되면서 안티 기독교 세력이 도처에 형성되기 시작했다. 당시 서방 제국에서는 침례를 거부하면 무조건 사형, 교회를 파손하거나 방화하는 자, 성직자를 구타하는 자도 사형에 처해졌다. 또한 사순절(Lent) 기간에는 육식과 성생활을 금지했고, 이방종교 제사에 참석한 자는 종교 재판을 통해 화형에 처했다. 반면 교황 자신은 무절제한 성생활, 황금으로 도금한 예복을 즐겨 입고, 성전 건축을 위해 서민들에게 과도한 세금을 추징했다.
8세기 북부 아프리카, 소아시아 지역에는 이런 교황의 타락과 강압적인 포교에 반발하는 안티 기독교 세력이 이미 크게 형성돼 있었다. 7세기에 시작된 이슬람이 한 세기만에 북부 아프리카 전역과 중동지역, 스페인, 그리고 소아시아 지역까지 광활한 영토에 사라센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강한 군사력보다도 정복 지역에서 이미 일고 있었던 안티 기독교 세력들이 오히려 이슬람을 환영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분위기를 파악한 무슬림은 정복 초기에는 칼을 앞세워 개종을 강요하지 않았고, 대신 개종자에게 세금 감면 혜택을 줌으로 자발적인 개종을 유도했다. 그 결과 8~9세기를 지나는 동안 이슬람이 정복한 모든 나라는 예외 없이 기독교에서 이슬람 국가로 변신했다.
한편 근대 이후 이성과 합리주의를 강조한 또 다른 안티 기독교 세력이 일어났던 유럽은 이제 더 이상 기독교 국가가 아니다. 오일 달러를 들고 온 아랍인들이 교회를 구입해 이슬람 사원으로 변경하고 있으며, 많은 젊은이들은 예수를 신화적 인물로만 알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안티 기독교 세력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구주’로 고백한 모든 크리스천들은 이제 한번쯤 간절히 기도하며 하나님으로부터의 지혜를 간구해야될 때라고 생각한다.
“죄가 있어 매를 맞고 참으면 무슨 칭찬이 있으리요. 오직 선을 행함으로 고난을 받고 참으면 이는 하나님 앞에 아름다우니라” (벧전 2:20)

백 승 환 목사
<예찬 출판기획 대표>
baekstephen@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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