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박물관들 관객 끌기 대변신

2006-01-3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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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들 관객 끌기 대변신

최근 초컬릿 전시회 등으로 관객이 급증하고 있는 휴스턴 자연사 박물관.

외면하던 과학밖 영역도 유치
초컬릿·다이애나 전시회 열려
여성·10대등 젊은층에 인기

“공부하는 박물관에서 즐기는 박물관으로”
미국의 박물관들이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대변신을 시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전통적인 전시물에 현대적인 것을 가미하는 정도가 아니라 지금까지 과학 밖의 영역이라며 전시 대상에 아예 끼워주지 않았던 것들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는 것.
휴스턴 자연사박물관은 지난 2004년 이 박물관에서 다수 전시돼 있는 공룡들과 미라들 사이사이에 초컬릿을 전시했고 지난해엔 영화 `반지의 제왕’에 대한 전시회를 열었다. 내달까지는 비운의 왕세자비인 다이애나전을 열고 있다.
초컬릿전은 초컬릿이 대중적인 인기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고 반지의 제왕전은 좀처럼 박물관을 찾지 않는 10대들과 젊은 성인층을 겨냥한 것이었다.
다이애나전에는 모든 연령층 여성들의 발길이 이어져 개장 10주만에 4만명 이상이 관람하는 등 성황을 이루고 있다.
다이애나전에서는 웨딩가운 등 다이애나가 입었던 화려한 옷들을 비롯해 다이아몬드가 달린 머리장식물 등이 전시돼 있다. 또 그녀의 어린 시절에 초점을 맞춰 꾸민 방도 있으며 이곳엔 그녀의 여권과 교복, 결혼하기 전 부모님께 보낸 편지 등도 함께 전시돼 있다.
휴스턴 외곽에 있는 존슨우주센터 박물관도 최근 ‘그로솔로지(Grossology): 인체에 대한 불손한 과학’이라는 전시회를 열었다. ‘그로솔로지’란 신체의 더러운 작용들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전시 내용물을 가리키는 말이다. 휴스턴 미술박물관도 최근 야구에 관한 전시회를 열었다.
뉴욕에 있는 미국 자연사박물관도 야구전과 초컬릿전을 개최한 바 있다.
휴스턴 대학의 조지프 코타르바 사회학과 교수는 TV를 보고 자라온 세대들이 박물관에 공부하러가기 보다는 즐기기 위해 가기 때문에 박물관들이 이처럼 비과학적인 영역의 전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물관들의 이같은 변신은 관광산업의 중심지여서 관객 확보가 보장되는 뉴욕이나 워싱턴보다 휴스턴에서 더 활성화돼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그 결과 지난 2년 동안 휴스턴 박물관들은 최근 10년래 가장 많은 관객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FT는 덧붙였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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