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요즘 모기지 다 갚는 사람 있어?

2005-12-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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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모기지 다 갚는 사람 있어?

적은 다운에 이자만 갚는 투기적 바이어들이 크게 늘었다는 지적과 달리 대다수 주택 소유주들은 모기지 완납을 목표로 착실하게 갚아나가는 사람들이다.

주택 모기지 부채를 보는 눈이 옛날과는 완전히 다르다. 부모 세대나 수년 전만 해도 모기지 빚은 몇 십년을 두고 월페이먼트를 불입하며 갚아나가야 하는 대상이었지만 요즘은 평생 가는 굴레라는 인식이 희박하다. 수퍼 사이즈의 액수로 융자를 받고, 다운은 눈곱만큼 한다. 평생 갚는 30년 고정 대신 매우 위험해 보이는 ‘이자 만’ 내는 론을 얻어 최소한의 페이먼트만 한다. 도대체 모기지를 완납하겠다는 생각이 없는 것 같으며 재테크의 일환으로 대하는 것 같다. 몇 년 지나면 또 리파이낸싱을 한다. 집을 팔거나 아니면 죽을 때까지 재융자를 반복하며 모기지를 끌어나갈 심산인 것처럼 보인다.


투기적 매입 위험수위라는 지적과 달리
실제 대다수 주택 소유주들 완납 목표
착실하게 갚아나가… 30%는 이미 완납

과연 그럴까? 최근 수년간 언론에서 그리는 이런 스테레오 타입은 집 가진 사람들의 실제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뉴저지주 프린스턴 소재 오피니언 리서치가 최근 전국 1,347명 주택 소유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주택 소유주의 대다수는 일정기간 내에 갖고 있는 모기지를 완납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실제로 이미 모기지를 완납한 집주인이 30%나 됐다.
피상적인 인식과는 크게 다른 그림이 나온 셈이다. 또 대부분의 오너들은 자신들의 모기지 부채를 심각하게 관리하고 있었다. 주택 융자(1차, 2차, 에퀴티라인 포함)의 50% 이상을 이미 갚은 사람이 38%나 됐으며 모기지 완납자가 거의 3분의1에 달했다.
특히 50세 이상 경우는 47%가 모기지를 완납한 상태였다. 앞으로 10년 안에 모기지를 완납할 계획인 경우도 38%나 됐다.
모기지를 완납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힌 집주인은 4%밖에 없었으며 집을 판매함으로써 모기지를 없앨 것이라는 오너는 6%였다.
모기지 부채 액수도 지나치게 많지 않았다. 1차, 2차 융자 합쳐서 15만달러 넘는 사람이 12%밖에 안됐으며 19%가 7만5,000에서 15만달러 사이의 모기지 빚을 갖고 있었다. 주택 관련 빚이 7만5,000달러 아래인 경우가 30%였다.
주택가격이 급등한 상태인 캘리포니아도 모기지 부채가 15만달러를 넘는 경우는 30%밖에 안됐다.
이런 조사 결과는 주택 거품 파열과 재정파탄을 경고해온 다수 전문가들이 상정했던 홈 오너들의 모습과는 크게 다른 것. 주택 소유주들이 집값이 오르는 통에 집을 돼지저금통인양 돈을 마구 꺼내 쓴다는 다수 전문가들의 경고와는 달리 현재 갖고 있는 모기지 빚을 가능한 빨리 갚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다. 주택가격이 급등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 페이먼트 지체나 차압이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모기지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는 반증이라고 다이텍의 한 분석가는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 가격 급등지역에서는 모기지 부채 상환이 심각한 문제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없지 않았다.
집값이 엄청 높은 데도 불구하고 매입하기 위해 적은 다운과 페이먼트가 극히 적은 위험한 모기지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모기지 상환계획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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