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좋은 품종에 투자하라

2005-12-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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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이야기다. 미국에 이민 온 아일랜드 사람들은 감자의 경우 큰 감자를 먼저 먹고 땅에 묻을 씨감자로는 작은 것을 사용했다. 한 동안 이들의 감자 농사는 그런 식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연의 법칙을 깨닫게 된다. 작은 감자를 땅에 심으니 거두는 감자도 작아져 나중에는 돌멩이 크기만 해졌다. 아일랜드 농부들은 이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은 “좋은 것을 자신을 위해 쓰고 나머지를 씨앗으로 쓰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아일랜드 농부 뿐 아니라 세상 모든 사업과 삶이 그러할 것이다. 특히 내가 일해 온 부동산업종에도 많은 씨앗을 뿌려야 결실을 거두게 된다. 그것은 바로 광고라고 할 수 있다.
부동산 에이전트가 되고 나면 모든 것이 두렵고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금방 효과가 나지 않는다며 광고에도 인색하게 된다. 당장은 손해 보는 것처럼 아까운 종자돈을 들여 문의전화도 올지 안 올지도 확실하지 않은데 비싼 신문지면을 활용한다거나 아무도 돌아보지 않을 것 같은 장소에 이름을 남기고 투자를 하는 것은 자칫 무모한 것처럼 보인다.
물론 실제로 전화 한 통 못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광고는 대중 속으로 파고들고 이미지는 고객들의 잠재의식 속에 인식이 되고 자라난다는 사실을 마치 씨 뿌리고 추수하기를 기다리는 농부처럼 믿어야 한다. 땅속에 묻은 씨감자가 하루하루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우리 회사가 적잖은 비용을 들여 여러 매체에 홍보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매물을 찾는 사람도 큰 회사를 믿고 찾는 것은 심리적으로 안정된 수확을 얻을 것 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처럼 회사도 마냥 간판만 크게 설치해 놓으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고객을 위해서 많은 정보와 시스템을 갖춰야 할 책임은 회사가 갖고 있어야 한다.
10년 전만 해도 부동산은 누구나 할 수 있을 정도로 쉬웠다. 그러나 모든 것이 대형화하고 전문화되는 추세에서 많은 투자가 없이는 살아남을 수도 없고 살아남아서도 사실은 안 된다.
부동산은 정보이기 때문이다. 적당히 얼버무리거나 대충 넘어 가면 안 된다. 정보가 곧 돈이기 때문이고 모든 찾는 이의 바람은 재산 형성이다.
우리 인생에서도 가장 좋은 것은 자신을 위해서 보관하고 그보다 못한 것을 심는 경우가 많다.
장래를 내다보는 여유를 가지고 가장 결정을 잘하는 사람들은 자기의 결정에 따라 아까워도 큰 씨를 뿌리는 고통을 감수할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다. 개인이나 기업인의 성공의 척도는 그런 고통을 감수 할 수 있는 능력에서 오는 것처럼 시작의 어려움을 감수하고 큰 열매를 수확할 때까지 인내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노력과 인내도 필요하지만 그러면서 자연의 법칙이 뒤바뀌어 큰 보상을 받게 되기를 기대한다. 사람들은 조금 주고 많이 받기를 원한다. 이것은 경제 원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큰 감자를 먹어버리면 오랜 세월 큰 감자를 거두지 못했던 과거들이 있다. 추수할 때면 어떤 씨를 뿌렸는지가 그대로 드러난다. 하는 일이 무엇이든 자신에게 물어보자.
나는 내 삶에 바탕에 무엇을 심고, 얼마나 큰 씨앗을 심고 있는가를. 회사대표가 하는 일은 확실한 투자로 회사 이름을 만드는 것이고 에이전트가 하는 일은 확실한 씨감자를 확실한 곳에 투자하여 더 좋고 밝은 미래를 창출해 내는 것이라고 한다면 결과적으로 서로가 자기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남문기
<뉴스타 부동산 대표>
(213)999-4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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