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단층집과 이층집의 차이

2005-12-08 (목)
크게 작게
나이 들어가시는 분들에게 있어 처음으로 느끼게 되는 것이 육체의 노화라면, 곧이어 부닥치게 되는 것이 다름 아닌 망각이다.
즉 계단의 중간에 서서 힘겨운 한숨을 쉬다가 “지금 내가 올라가고 있는 중이던가, 아니면 내려가고 있던 중 인가” 라는 생각 속에 위 아래층으로의 진행 방향을 잃고 한참씩 생각을 정리하게 되는 경험들을 하게 되고, “이젠 단층집으로 이사를 갈 때가 되었나 보군” 하는 생각마저 들게 된다.
그만큼 나이가 들면서는 생각이나 몸이 점점 힘들어지는 것이어서, 젊었을 때는 이층집을 선호하다가도 나이가 들게 되면 거동하기에 편리한 단층집을 원하는 등 젊을 때는 모양과 멋을 중시하다가 나이가 들면서는 편리함을 위주로 주택을 선택하게 되는 연령별 선호의 과정을 따르는 것이다.
그 외에도 단층집과 이층집으로의 선호 분포가 달라지는 것은 시대성에도 있다. 얼마 전 미국의 크고 작은 도시에 있는 조용한 마을들과 각 지역의 오래된 주택지들을 방문하면서 느낄 수 있던 것은 오래된 마을들 일수록 이층집 보다는 단층집이 단연 많고, 또 당시의 인구밀도가 심하지 않은 때였기 때문인지 뒷마당 앞마당 할 것 없이 무척 넓고 집집마다 간격도 멀리 떨어져있어 오래된 마을들의 모습들은 참으로 여유가 있어 보였다.
그러나 오늘날 건축되는 새 주택들과 주택단지들은 과밀한 인구 밀도에서나 건축업자들의 경제적인 면에서나 타산성을 지나치게 중시한 결과 단층집보다는 2층집을 지어 작은 넓이의 땅 공간에 큰 사이즈의 집들을 지어 놓았고 대부분이 마당의 크기가 작은 것은 고사하고 건물과 건물의 간격들이 바짝 붙어있어 단독 주택지라도 예전의 오래된 주택지들에 비하면 타운홈 단지와 별다름 없어 보인다.
더욱이 소비자들이 원하는 수요 자체도 단조로운 단층집보다는 훨씬 더 현대적인 멋과 낭만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는 이층집에 대한 선호가 크게 앞질러 있어 대부분의 신설 주택단지에서는 단층집 보다는 이층집이 훨씬 많다. 물론 건축업자들의 마케팅 유도 탓이 없었다고는 볼 수 없다.
사실 단층집과 이층집의 구조적인 특징에서도 차이는 많은데, 이층집인 경우에는 높은 천장과 많은 창문들로 인해서 빛의 공급이 많아 밝고 또 공기 통풍이 잘되는 시원한 모습의 특징을 갖고 있다.
물론 전형적인 미국인들의 경우에는 컴컴한 것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근래에는 밝은 것을 선호하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반면 단층집은 천장이 낮아서 어둡고 답답한 분위기와 모양이 단조로운 것을 빼고는 모든 면에서 생활하기에 편리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근래에 와서는 심하게 어두울 경우 지붕에 선루프를 설치하여 빛을 끌어들여 집안을 포근하게 꾸미기는 등 아늑하고 좋은 이미지를 연출하는 변화를 시도하기도 한다.
특히 근래에 와서 짓는 단층집들의 특징은 얼핏 보기에 이층집인가 할 정도로 높은 천장과 많은 창문들을 만들어 빛의 공급을 늘리는 현대적 양식의 단층집들을 많이 짓고 있으며, 대신에 단층집이라도 가격은 높아지는 추세이다.
끝으로 주택 매매시의 단층집과 이층집의 수요도는 연령 분포도와 같이 따라 감으로 아무래도 이층집의 수요자가 훨씬 많은 것은 여전히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케니 김

(909)641-8949
www.EZfindHome.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