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황우석 교수 배아 줄기세포 연구 종교계 반응

2005-12-0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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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개신교 “반대” 불교 “찬성”

황우석 교수의 배우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둘러싼 파문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 연구에 대한 종교계의 반응이 각양각색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정진석 대주교는 4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생명 미사’에서 성체줄기세포 연구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배아줄기세포가 아닌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교구가 ‘생명의 날’로 지정, 소속 215개 성당과 전국의 성당에서 일제히 열린 이날 생명 미사에서 정 대주교는 “우리 라에서는 아직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법적인 규제가 돼있지 않다”며 “이러한 환경에서 황우석 교수의 연구 업적이 나오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주교가 교구장으로 있는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지난 10월 100억원을 투입해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하는 생명위원회를 출범시킨 바 있다.
한편 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지지 의사를 피력했다. 지관 스님은 3일 열린 ‘불교생명윤리 정립을 위한 공개 심포지엄’에서 “부처님은 아픈 사람에게 자신의 팔이든 뭐든 다 내주라고 하셨다”면서 “황교수 논란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면 불교는 죽은 존재”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처님이 자기 몸까지 보시하신 판에 성체줄기세포는 되고 배아줄기세포는 안 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하고 “엄연히 동양과 서양의 윤리가 다른데 기독교는 서양윤리를 그대로 들여와 우리 나라에 적용하려 하고있다”며 “불교적 교리에 입각해 황우석 박사를 지지해야 하고, 황박사의 연구성과를 경전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관 총무원장은 황 교수의 난자 취득과정상 윤리 논란을 의식한 듯 “불교의 자비 사상에 입각해 본인이 남에게 주어야되지 돈을 주고 사거나 남에게 희생을 강요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비해 한국 개신교계에서는 결집된 의견이 나오지 않고 있으나 대체로 배아줄기 세포 연구를 반대하는 분위기다.
미국에서는 미주리주 가톨릭 신부들이 28일 줄기세포 연구를 위한 개헌 청원에 반대할 것을 신도들에게 촉구했다. 미주리주 가톨릭 교구는 이날 개헌을 위한 일각의 청원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신도들에게 기독교인들이 이런 청원서에 서명하지 않도록 즉각 강론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
특히 미주리 주도 제퍼슨시티의 세인트 피터 가톨릭 교회의 제임스 스미스 신부는 이날 미사를 집전하면서 연구용 인간배아 배양을 2차대전 당시 수용소 수감자들을 상대로 고통스런 생체실험을 한 것에 비유하면서 “나치가 저지른 생명의 파괴 만행 뒤에 숨어있는 해괴한 논리와의 유사성과 인간 배아의 사용을 보면서 무시무시한 느낌을 갖게 된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앞서 줄기세포 업계측 대표들과 환자, 연구원들은 줄기세포 연구와 치료를 금지하려는 입법 움직임에 반발, 오는 2006년 표결을 통해 이를 허용하도록 주헌법의 개정을 위한 청원서를 지난달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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