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상복합 개발

2005-10-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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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팜스프링스에서 열렸던 인터내셔널 샤핑센터협의회(International Council of Shopping Center) 서부지역 컨퍼런스와 이보다 앞선 5월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미전국 연합 컨벤션의 가장 관심 있는 주제는 주상 복합 개발이었다.
주상복합이란 ‘Mixed Used Project’라 불리며 대부분 건물 1층에는 리테일 공간이 들어서고 2층부터는 아파트, 콘도 등 주거공간을 짓는 스타일이다. 간혹 2층에 오피스를 짓고 그 위에 주거 공간을 확보하는 경우도 있다.
주상복합이 근래에 시작된 새로운 건물 형식은 아니다. 중세에도 성안에 상업 공간과 주거 공간이 공존했다. 근대에 접어들면서 자동차의 발달에 따라 주거지가 도심에서 교외로 확장되다 보니 조닝(zoning)에 따라서 주거와 상업 공간이 분리되었다. 최근 들어 도심지에 건축 공간이 점점 줄어지면서 주거 공간이 상업 공간과 공유를 해야만 서로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교통체증이 심화되면서, 도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다시 교외 주거를 포기하고 도시로 들어오게 되었고, 이 사람들이 주거도 하면서 같은 장소에서 샤핑도 할 수 있는 공간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LA의 경우 다운타운 스테이플스센터 옆과 다운타운 그랜드 애비뉴에 건축 중인 프로젝트는 각각 10억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주상복합 사업이다. 주상복합 건물 개발에 주목할 점은 입주민과 상업 공간의 수준이 비슷해야 한다. 극단적인 예로 입주자들은 저소득층인데 반해 샤핑 공간에는 구찌 등 명품업소들이 들어선다면 도움이 되기는커녕 ‘언밸런스’의 극치가 될 뿐이다. 리테일 업소들이 입주민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종류도 매우 중요하다. 큰 약국 체인이나 수퍼마켓은 편리함을 제공하고, 치과 사무실 등도 중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거 공간과 상업 공간이 공존하지만 서로의 안전과 편리를 고려해야 한다. 서로 다른 주차 공간에 주차장으로 가는 입구도 다르게 만들어 주거자의 편리와 안전을 도모하여야 한다. 만약 입주민이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데만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면 결코 좋은 건축이 될 수 없다.
엘리베이터도 주거와 상업 공간의 개별의 것이 필요하다. 디자인을 할 때 모든 것이 완벽한 디자인을 있을 수 없다. 서로 조금씩 양보를 하며 공간을 함께 사용하여야 한다. 특히 서로에게 불편한 경우에는 입주자들보다는 소매업자들이 더 융통성이 있기에, 입주자에게 우선권을 준다.
주상복합 건물을 매매할 경우 주거와 상업 공간을 한 브로커가 같이 매매, 리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각 분야의 전문가에게 맡겨서 각각의 매매와 리스를 주도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두 분야 중에 어느 것이 중심이 되는 가에 따라서 프로젝트의 특성을 나타나고 마케팅 또한 그에 맞춰야 한다. 이 주상복합 프로젝트는 꼭 아파트와 소매업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끔은 상업 공간과 콘도 호텔의 접합도 볼 수 있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에는 토지를 개발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의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 한 예로 버뱅크의 토지 개발 허가를 얻는데 3년이 걸렸고, 차이나타운은 5년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한다. 지금 같이 이자율과 건축비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는 몇 년 후의 시장을 예견하고 건축을 시작하기에는 심사 수고를 하여야 한다.
통계적으로 LA시에는 10만개의 주택이 부족하고, LA카운티에는 25만개의 주택이 부족하다는 조사를 접하면서 미래에는 더 많은 주상 복합 건물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정학정
<상업용 전문 Charles Dunn Co.>
(213) 534-3243
hchung@charlesdu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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