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르띤의 스페인어 회화와 중남미 문화 산책 ¡Hola! amigo

2005-09-2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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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권 남미 ABC 3국과 스페인 제국

제408회. 스페인 제국 16. 레판토 해전 5

베네치아령인 코르푸로 물러난 기독교 연합 함대의 전과는 다음과 같았다.
포획한 적의 갤리 군선 117척
포획한 적의 소형선 20척
이슬람 전사자 약 8,000명
포로 약 1만명
해방된 기독교도 노예 약 1만5,000명
기독교측 피해 전사자는 비슷한 숫자였으나 파손된 배는 투르크 함대의 절반에 채 못 미쳤다.

고대 페니키아의 노잡이배를 그리스가 도입하여 갸름하게 만듦으로써 기동성을 높인 배가 갤리선이다. 이 갤리선은 레판토 해전까지 지중해에서 수천년간 주역을 맡아왔다. 갤리선끼리의 전투는 16세기 말 조일전쟁의 해전과 양상이 매우 흡사하여 서로 충각으로 들이받거나 접근하여 상대의 노를 부러뜨려 기동력을 떨어뜨리거나 또는 상대의 함선에 옮겨 탄 후 백병전을 치르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16세기 중반부터 영국은 함포를 수십문씩 장착한 범선으로 적선에 접근치 않고 멀리서 함포 사격으로 적선을 제압할 수 있는 새로운 전함을 개발함으로써 대서양에서는 해전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었다.
레판토 해전 21년 후인 1592년 멀리 극동, 일본의 반도침략으로 조일전쟁이 일어났다. 당시 일본은 도요도미 히데요시가 오다 노부나가를 계승하여 100여년간 분열되어 있던 일본 전역을 통일하였으며 남아도는 힘을 분출할 데를 찾고 있었다.
당시 조선은 건국 후 200년간 태평성대를 누려 무신들의 지위는 문신들에게 눌려 형편없었으며, 무기는 다 썩었고, 군사들도 돈을 바치고 군역을 빠져서 장부상으로만 군대가 있었으며, 임금은 멍청하고 관료들은 당쟁으로 날을 새울 때였다.
조선을 침략한 일본군은 변변한 저항 한번 받아보지 않은 채 두 달만에 평양, 함경도까지 점령하여 거의 전 조선을 장악하였다. 선조는 의주로 도망가서 요동 총독에게 재상을 보내 망명을 받아달라고 매일 조르고 앉아 있을 때였다. 이렇게 망국이 눈앞에 있을 때 구국의 영웅이 탄생한다. 바로 이순신 제독이다. 이순신은 참으로 뛰어난 명장이며 충신이었다. 그는 불패의 제독으로 명성을 떨쳤으나, 당시 조선의 해군은 강력한 함포로 무장되어 있었고 선체가 5인치 이상 되는 판목으로 건조된 판옥선으로서 일본의 2인치 송판으로 건조된 배와 충돌하면 왜선은 그대로 깨졌었다. 이러한 제반 요인이 이순신 제독의 빛나는 해전의 승리를 뒷받침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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