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칼럼-변화와 혁신

2005-09-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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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고여 있으면 썩게 된다. 하지만 흐르는 물은 자기 스스로의 정화작용이 있기 때문에 결코 썩지 않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세상이 변하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하고 ‘좌정관천’(坐井觀天)하는 태도를 고수한다면 그 사람은 그 변하지 않는 우매함 때문에 세상에 자기를 드러낼 시기를 놓치고 사회적 생존경쟁 속에서 도태되고 만다.
세상은 계속 변하는데 나와는 아무 상관없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또는 자신이 가진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변화를 무시한다면 그런 사람들은 결국 변화하는 세상에서 낙오자가 된다.
그러기에 인간은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하든 끝없는 위기의식이 없으면 안 된다. 주위사람들에게 많이 받는 질문이 있다. “기업 확장을 많이 하는데 끝이 어디입니까?” 물론 대답이야 “자전거 타는 기분으로 살고 있습니다. 자전거를 멈추려고 하면 넘어질 수밖에 없고 잘 가는 자전거를 굳이 멈추어야 할 이유도 없다”고 답을 하곤 한다.
함축된 의미를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서는 것보다 공익과 대중을 위해서 가는 것이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전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말했지만 내 경우 미국에 온 후 삶의 목표가 50만달러였고 그것이 전부였다. 어린 시절부터 미국에 온 이후까지 부자가 된다고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던 것 같다. 오히려 자리를 굳혀오면서 욕심이라는 것이 생긴 것 같다. 언제나 누구에게든 더 잘해 주어야지 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랑 같지만 일에 대한 성실성과 근면성은 갖고 있는 듯하다. 아마 그것이 사람을 움직이게 하고 변화를 주고 새로운 것에 도전을 주는 것 같다. 다시 말하면 현재 상황에 불만이 있다면 새로운 것을 창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역사는 안정된 현재의 삶을 선택하기보다 새롭게 변화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인 자세를 갖춘 자만을 기억한다. 우리역사만 봐도 변화적 사고를 가지고 적극적인 현실 변혁의 의지를 가진 자만이 세상을 뒤흔들고 권력의 왕좌에 앉을 수 있었다.
고려를 세우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세력은 진골 세력에 강한 변화를 요구한 세력은 6두품이었다고 한다. 이 6두품 세력은 지식이나 학식을 가지고 과거를 통해 관직에 진출한 세력으로 뛰어난 학식과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습되는 혈족 세력에 의해 높은 관직으로의 진출이 불가능한 세력이었다.
조선을 세운 세력도 마찬가지이다. 태조 이성계와 손을 잡고 주요 건국 핵심의 축이 된 배후 세력은 신진사대부였다. 이들은 학문적 교양을 갖추었을 뿐 아니라 정치 실무에도 능한 학자적 관료였다.
이들과 대립되는 권문세족은 넓은 농지와 부를 축적해 국익보다 개인의 이익을 중시하는 부패결탁 세력이었다. 이들을 척결하려한 신진사대부의 개혁적 성향은 이성계의 조선 건국이념을 지지하는 정치적 명분을 형성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국가차원 뿐만 아니라 하나의 기업체도 마찬가지이다. 변화와 혁신은 상대적으로 가지지 못한 계층 내지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로부터 시작된다.
그때그때 능동적으로 변화 세력의 요구를 포용해 제대로 이용하는 CEO는 이들 세력을 이용해 얼음처럼 경직된 조직에 긴장 불어넣기라는 열을 가해서 액체 상태의 물 같은 조직, 즉 역동적인 조직을 창출할 수 있다.

남문기
<뉴스타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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