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손양원 목사에 첫‘원수 사랑상’

2005-09-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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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하 두 아들 순교케한 자를 양자 삼은 큰 용서

■유니온교회 창립 25주년
내일 ‘사랑나누기 찬양음악제’
25일엔 ‘원수 사랑상’시상식

세계 각국의 어린이들을 위해 사랑 나누기 행사를 꾸준히 벌여온 유니온교회(담임목사 이정근)가 올해 창립 25주년을 맞아 17일 오후 7시 예배센터에서 ‘사랑나누기 찬양음악축제’를 개최하고 25일에는 ‘원수사랑상’ 시상식을 갖는다.
‘원수사랑재단’ 기금마련을 위한 이번 축제에는 유니온교회 찬양대(지휘 황성삼)가 칸타타 글로리아를 연주하며, 최승원 테너와 오렌지카운티 여성합창단(지휘 이종헌)이 특별 출연해 다양한 음악을 공연한다.
지난 99년부터 매년 사랑나누기 행사를 개최해온 유니온교회는 지금까지 베트남, 캄보디아 등지의 언청이 어린이의 수술비와 멕시코 빈민가정 어린이 생활비를 후원했으며 한인 장애아 애덤 킹 및 여러 명의 장애자를 입양해 돌보는 밥 킹 가정의 장애치료용 수영장 건설에 도움을 준 바 있다.
또한 중국 연변과기대 장애학생 장학금, 만주 벽촌 어린이와 멕시코 유니온교회 어린이 수술비용, 그리고 미주성결대학교 장학금을 지원하는데 수익금을 기부해왔다.
‘온 인류의 가슴마다 예수사랑 깊이 심자’를 모토로 2000년 6월25일을 ‘원수사랑의 날’로 선포하고 원수사랑 캠페인을 추진해온 유니온교회는 첫 원수사랑상 수상자로 한국기독교 역사에 기리 남는 인물로 일제 강점기 두 아들을 순교로 잃고도 그 목숨을 앗아간 자를 양자로 삼아 원수 사랑의 모범을 보인 손양원씨를 선정, 25일 그의 장녀인 손동희씨가 대신 수상할 예정이다.
이정근 목사는 “성경에 ‘원수를 사랑하라, 박해받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미워하는 자를 선대하라, 저주하는 자를 축복하라’ 등 여러 구절이 있지만 원수를 사랑하는 것은 십자가를 지는 순교적 믿음을 요구한다”며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자신을 죽이는 자들을 용서해 달라고 기도한 것처럼 원수사랑은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온 인류가 실천해야 할 마지막 관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예로부터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속담에도 드러나듯 한민족과 원수사랑의 관계는 단군왕검의 정치철학인 홍익인간의 심오한 교훈까지 거슬러 올라갈 만큼 오래된 것”이라며 “한민족의 초기 정치이념을 실현하고 적개심을 제거해 온 인류가 하나 되는 사명을 실천하기 위해 교회가 사랑생산공장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길 당부했다.
격년제로 열릴 원수사랑상 시상식은 인종과 종교를 초월해 원수사랑을 실천한 사람 또는 단체를 선정, 1만달러의 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 목사는 “4가정이 모여 첫 예배를 시작한 이래 25년 동안 하나님의 도우심과 교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많은 사역을 일궈내 너무나 감사드린다”며 “특히 ‘정든 교회의 방문의 날’을 겸한 올해 사랑나누기 음악축제에 유니온교회와 인연이 있는 많은 분들이 참석해 25주년을 축하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니온교회 주소와 전화번호는 710 N. Lark Ellen Ave., West Covina, CA 91791, (626)858-8300

<신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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