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시장의 가을

2005-09-15 (목)
크게 작게
완연한 가을이다.
올 들어서도 지칠 줄 모르고 고공행진을 하던 부동산 시장에도 쓸쓸한 분위기가 그대로 배어난다.
물론 매년 신학기가 시작되는 9월부터는 부동산 비수기로 접어들지만 지난 1-2주 사이 계절이 확 바뀐 것 이상으로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요즘은 집을 시장에 내놓는 사람도 사겠다고 집 보여달라는 사람도 많이 줄었다. 신문광고보고 전화하는 손님들도 뚝 끊어졌다.
주택이 팔리는 기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오픈하우스를 알리는 사인들이 동네 곳곳에서 쉽게 눈에 띤다. 장단기 투자용으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의 투자심리는 크게 위축됐다. 고유가 행진이 계속되고 태풍 피해액이 천문학적으로 늘어가는 데다 금리인상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금리인상은 고스란히 홈 에퀴티 이자율에 반영돼 페이먼트 압박요인이 된다. 가뜩이나 각종 언론매체에서 부동산 시장의 거품론을 경고하고 있으니 부동산 거래가 뜸 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이맘때 이 칼럼을 통해 ‘거주용 주택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사는 것이 좋겠다’라는 내용의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지난해를 돌이켜보면 부동산시장이 1-4월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5월 초부터 거의 6개월 동안이나 침체국면을 거쳤다. 부동산업계는 물론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집값이 정점에 올라 떨어지는 일만 남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을 때였다.
작년 이 칼럼을 읽고 공감한 한 손님에게 풀러튼에 방 3개짜리 타운홈을 51만달러에 사줬다. 현재 이 집은 60만달러선으로 1년새 8만-9만달러나 오른 셈이다. 만약 이 손님이 그 때 집을 사지 않고 계속 아파트에 살았으면 계산상으로는 10만달러 이상 손해 볼 일인 것이다.
최근 필자도 현재 살고 있는 사이프러스에 주택 한 채를 더 구입해 에스크로 중이다. 집을 한 번 옮겨야 될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이민 온 동서가족 집을 찾아주다가 시세보다 싼 집이 나와 사게 됐지만 동료 에이전트들을 비롯해 업계 몇몇 전문가들은 왜 지금 집을 사냐고 걱정스러운 얘기를 해준다.
이런저런 부동산 동향과 전망이 나오고 사람들마다 가지고 있는 생각들이 조금씩 다른 이런 어려운 환경에서 집을 파느냐 사느냐하는 결정은 전적으로 손님이 판단해야 할 외로운 몫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하워드 한
<콜드웰 뱅커 베스트 부동산>
(714)726-8939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