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떼를 치며 ‘참 자유’

2005-09-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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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9월이 되면서 고등학교에 다니던 자녀들이 대학으로 떠나는 계절입니다.
그 동안 부모의 품에서만 지내다가 드디어 ‘해방’(?)이 된다는 기대로 아이들은 흥분된 마음으로 새 학기를 기다립니다. 소위 명문대학교에 가는 것도 원하지만, 할 수만 있으면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떠나가려는 것이 대부분의 대학 진학생들의 바램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미국 서부에 사는 아이들은 동부에 있는 대학으로 가려고 하고, 반면에 동부에 사는 아이들은 살기 좋은 서부에 있는 대학을 선호합니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이제 부모의 잔소리로부터 자유를 얻는다는 생각도 있는 것입니다. “이젠 더 이상 아침부터 엄마의 잔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는구나! 내 방을 어지럽히거나 늦잠을 자도 아무도 깰 사람이 없구나!” 늦게 잠자리에 들어도 말할 사람이 없고, 매일 햄버거를 사 먹어도 말릴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한번쯤 안 해 본 아이들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집을 떠나서 학교 기숙사에서 지내면서 6개월쯤 지나면 생각이 많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밖에 나가서 사먹는 음식도 질렸고, 집안을 정리하고 세탁하는 것도 장난이 아닌 것을 경험한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감기나 몸살에 걸려서 몸이 불편하면 부모가 절실히 그리워지게 됩니다. 자기가 움직이지 않으면 밥상을 차려 줄 사람이 없고, 몸에 열이 올라도 이마에 시원한 물수건을 얹어 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눈물이 납니다.
이쯤 되면 비로소 개인적인 자유에 좀 제한을 받기는 해도 부모와 형제가 있는 자기 집이 기숙사보다 낫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제한과 통제가 없는 자유는 자칫 방종이 되기 쉽고 스스로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미국은 흔히 ‘자유의 나라’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사실이지만 ‘자유’라는 말을 오용하여 많은 갈등과 사고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곁에서 어떤 사람이 굶고 있을 때에 왜 이웃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느냐고 말하면 “왜 남의 사생활에 간섭하는가?”라고 대꾸하면서 고개를 돌립니다. 분수에 맞지 않아 보이는 고급차와 사치를 해도 “내가 벌어서 내가 쓰는데 누가 간섭할 수 있는가?”라고 말합니다. 그러다 보니 음란 영화를 제작하거나 마약과 도박에 탐닉하면서도 그것이 자기의 자유라고 착각합니다.
인간은 스스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조물주에 의해서 창조된 피조물입니다. 시계를 만든 사람이 시계의 주인이 되는 것처럼, 인간 자신이 자기의 주인이 아니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즉 창조주의 뜻에 순종하며 살아야 정말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조상인 아담과 하와는 에덴 동산에서 이미 하나님으로부터 독립하려는 의도가 있어서 악한 자의 거짓말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것이 곧 타락의 지름길이 되었습니다.
성경은 “진리를 알아야 참 자유를 얻는다”고 말합니다. 진리의 원래 의미는 과학이나 지식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바로 알고 믿는 것이 참 진리인데, 그때 비로소 창조주가 의도하신 참 자유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하늘에는 선이 그어 있지 않아서 비행기가 아무 곳으로나 마음대로 날아가도 될 것 같지만, 실은 보이지 않는 선들 즉 항로가 그어져 있는 것입니다.
우리를 살리는 참 자유를 원하면 하나님의 제한을 받도록 하십시오. 개인이나 가정 그리고 이 나라도 하나님의 통제를 받아야 참된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박 광 철 목사
(조이휄로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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