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과 인생의 사이클

2005-09-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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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업계에 오래 종사하다 보니 많은 에이전트로부터 질문을 받는데 요즘 부동산 불경기 때의 근황을 많이 듣게 된다. 돌이켜보면 내 개인적으로는 80-85년, 그리고 92-97년이 다운텀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87-90년 3년정도, 또 2001-2005년 초까지가 소위 ‘묻지마 투자’로 아무 부동산이나 구입해 빨리 되팔아 돈을 벌 수 있었던 때가 아닌가 싶다. 현재는 ‘플립’(Flip), 즉 되팔기가 그렇게 쉽지 않은 것 같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달도 차면 기운다는 인생 사이클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한인들이 소유한 상업용, 투자용 부동산의 경우 1,000만 달러 미만에 대부분 변동이자로 되어있을 것이다. 변동 이자이기에 마지막 3년간 페이먼트가 거의 50% 이상 올라갈 것으로 추측되지만, 인컴은 50% 보다 상당히 적은 폭으로 상승할 것이다. 마지막 2-3년 전에 구입한 부동산이라면 가격도 꽤 많이 주고 구입하였을 것이기에 공실률이 조금만 높아져도 10년 전의 부동산 사이클로 돌아갈 수 있다는 예측은 무리가 아니리라.
현재는 많은 건물주들이 자기 프라퍼티는 쉽게 팔릴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바이어가 캐시플로를 계산하며 생각하고 사는 즉, 바이어스 마켓이 곧 올 것이기 때문에 생각을 바꿔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어느 누구도 네거티브 캐시플로를 원하는 바이어는 없다. 만약 1,000만달러이상 되는 부동산이라면 현재 6% 정도의 10년 고정 융자를 받을 수 있지만, 그 정도 사이즈의 부동산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단기건 장기건 이자가 올라갈 것을 고려하고 투자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다면 우리 부동산 에이전트는 어떻게 될까? 셀러스 마켓 때는 웬만해서는 에스크로가 깨지지 않는다. 열어놓기만 하면 감정, 융자가 쉽지 않더라도 결국은 끝을 맺게 된다. 그러나 바이어스 마켓 때는 에스크로 과정이 꼭 벽지를 물로 붙여놓은 것과 같다. 붙이면 떨어지고 붙이면 또 떨어지는 벽지. 에스크로 중 가격은 물론 수수료까지 깎이는 것은 다반사, 까딱하다간 소송 등 원치 않는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인생 축소판이라 생각하고 잘 견뎌야 한다.
이때가 되면 상당수 에이전트가 전업을 하는 등 업계는 절박한 상황에 처하게 될 지도 모른다. 즉 어떻게 ‘서바이벌’하는가에 대한 연구가 우리 모두의 숙제다. 능력 많고 끈기 있는 정예부대만 살아남는 정글의 법칙이 적용된다 하겠다.
현재 한인 경제력은 10년 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성장했다. 아무리 나쁜 상황이 된다해도 바닥까지는 추락하지 않ㅇ르 것이란 희망을 갖자. 또 현명한 투자로 어려움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2015년 쯤 한인 경제력이 더욱 더 막강해 져서 자손대대로 우리 한민족이 뛰어난 투자가들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면….


샘 이
<원 프로퍼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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