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간의 두 얼굴

2005-09-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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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는 동안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없다.
그렇다고 종일 시간만 노려본다면 시간의 노예나 다름 아닐 것이다.
신은 홈리스든 대통령이든 실업자든 비즈니스업주든 공의롭게도 똑같은 시간을 부여했다. 흔히 성공은 시간의 활용이 관건이라고 한다.
모두들 하루는 24시간이 주어졌다고 생각하지만 25시간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면 자동차를 한 시간 운전 하면서 영어회회를 듣는 사람은 한 시간 더 공부한 것이고, 유익한 강연 테입을 청취하면 그 세미나에 참석한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한 사람에게 설득할 일을 열 사람모아 놓고 강연 하면 10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법. 이런 식의 시간 활용이 습관화 된다면 몇 시간 정도 남들보다 더 알뜰하게 살아 갈수 있고 잠시라도 헛된 시간을 보내지 않게 될 것이다.
한국에 자주 갔다 오며 느낀 것은 공항 체크인부터 분초를 다툴 정도로 시간을 쪼개 쓰지만 막상 돌아올 즈음에는 몇 시간, 아니 몇 분만 더 있어도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더 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만 남으니 말이다.
하루 평균 3-4시간 정도 자면서 사람들을 만나지만 미국으로 돌아오는 길은 언제나 뭔가 비어 있는 듯 서운했다.
10년이란 세월이 얼마나 귀한지 알고 싶다면 명퇴한 주변의 50대 가장들에게 물어보고 1년이 얼마나 귀중한 세월인지 깨닫고 싶다면 성적이 나빠서 유급당한 학생을 찾아가면 될 듯하다.
1개월의 소중함은 예정일보다 한 달 앞서 미숙아를 낳은 산모에게 물어보면 되고 일주일의 귀중함은 주간지 편집장이 가장 잘 알 것이다.
1시간의 소중함은 수술 받는 환자 가족에게, 1분의 소중함은 방금 기차를 놓친 승객에게 물어 보면 된다.
1초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사고의 순간, 간발의 차이로 살아난 생존자에게 물어보면 되고 100분의 1초의 소중함을 알고 싶다면 올림픽에서 아깝게 금메달을 놓친 선수가 정답을 줄 것이다.
장난기 어린 비교일지는 모르지만 모두 마음에 와 닿을 듯 싶다.
매년 두 번 정도 대학 강의 때문에 한국을 다녀온다. 5월과 10월, 예외 없이 그 빽빽이 쌓인 가시덤불을 헤치며 부모님 산소를 다녀 오곤 한다.
효자여서가 아니라 ‘자식의 도리’로 찾는다. 산소를 향하는 고속버스 휴게실에 이런 문구를 본적이 있다. “오늘은 어제 죽은 자가 그토록 살고 싶어 했던 내일 이었다”고…
무슨 이유가 있고 무슨 답이 있겠나. 이 한마디면 살아 있는 사람들은 정말 값진 시간을 보내야 함에 틀림이 없다.
시간은 내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영광과 후회의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 같은 존재이다.
지금 가진 매 순간이 바로 제일 중요한 보화 이며 정말 내가 좋아하는 특별한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것만큼 소중한 시간은 없는 것 같다. 정말 사랑하는 친구를 잃어본 사람만이 친구의 소중함을 알 수 있듯이 말이다.


남문기
<뉴스타 부동산 대표>
www.newstarrealty.com ceo@newstarrealty.com
213-999-4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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