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히스패닉 마켓의 괄목성장

2005-08-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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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흑인 동네로 알려진 캄튼의 한 스왑밋을 둘러봤다. 실내면적 5만스퀘어피트에 가까운 거대한 스왑밋에는 100여개의 가게가 입주했다.
높은 천장이 닿도록 물건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이들 업소의 99%가 한인 소유다. 특히 고객 대부분이 흑인이 아니라 히스패닉이라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LA의 인구와 경제 지도가 달라지고 있다. 흑인거주지로 여기던 린우드와 캄튼은 히스패닉 마켓이 된지 오래다.
린우드는 85%, 캄튼은 인구의 75%가 히스패닉이다. ‘미드 시티’로도 불리는 린우드와 캄튼은 동서로 110번과 710번 프리웨이, 남북으로 10번과 91번 프리웨이 사이에 위치했다.
10년 전만해도 흑인 지역이었던 이곳이 폭동 후에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서 히스패닉이 몰리기 시작했다.
반면 이 지역에 살던 흑인들은 집값이 더 싼 사우스 LA, 리버사이드, 샌버나디노 등으로 밀려났다. 일부에서는 흑인의 이동을 인종 갈등으로 보기도 한다.
캄튼과 린우드 등이 발전한 요인으로는 인구 급증은 물론 거의 동시에 이뤄진 도시 발전 계획이 꼽힌다. 우선 LA공항과 605프리웨이를 연결해준 105프리웨이의 완공이다.
93년 10월에 뚫린 이 프리웨이가 캄튼을 통과함으로써 미드 시티에 경제적 부흥을 가져다 줬다. 둘째는 지난 90년 7월에 개통한 메트로 블루라인이다.
롱비치 다운타운과 LA 다운타운을 이어주는 이 블루라인은 캄튼을 비롯한 미드 시티를 지나 이곳 주민이나 경제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이로 인해 취업률도 높아졌다. 셋째는 알라메다 코리더다. 롱비치 항만과 다운타운을 이어주는 화물 철로인 알라메다 코리더는 일반 철로를 피해 교각으로 지하, 지상을 연결해준다.
알라메다 코리더가 완공되기 전에는 차량들이 화물 열차가 지날 때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화물 열차 운행으로 인한 차량정체 현상도 해소됐다.
2002년 4월에 개통된 이 코리더는 미드 시티의 교통 체증을 해결함으로써 이 지역에 큰 발전을 가져왔다. 인구 증가와 함께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지만 이 세가지 프로젝트는 캄튼과 린우드 경제 활성화에 일조했다.
지역 경제의 활기는 소비자에게 직결된다. 한 예로 한 히스패닉 업주의 이야기를 할까 한다. 그는 90년대 초 900스퀘어피트 규모의 카스테레오업소를 캄튼에 열었다.
그는 이후 LA폭동 후 거의 버려진 3만3,000스퀘어피트의 토지를 스퀘어피트 당 5달러, 16만5,000달러에 매입했다.
건축업자인 동생을 기용하여 샤핑 센터를 지었고 2004년 200만달러 가까운 가격에 팔아치웠다. 그는 캄튼을 등지고 사우스베이 등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그가 매각한 샤핑센터 길 건너편에 허름한 건물을 샀다.
여기다 그 길의 코너의 토지를 구입, 새 샤핑센터 건설에 착수했다.
현명한 결정으로 그는 허름한 건물이었지만 원래의 가게보다 5배나 큰 가게를 소유하게 되었으며 그 건물 옆에 들어서는 새 샤핑센터의 랜드로드가 된 것이다.
이 모든 성공은 자신이 처음 시작한 가게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서 이루어졌다.
한 지역 발전에 확신을 갖고 꾸준히 투자하면 성공이 뒤따른다. 이 같은 성공스토리는 적잖다. 남들이 외면했던 곳, 경쟁이 없었기에 성공한 것이다.


정학정
<상업용 전문 Charles Dunn Co.>
(213)534-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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