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철 <재정 컨설턴트·법학박사>
신종’ 백만장자들에 금융기관들 ‘비상’
미국의 ‘백만장자’ 판도가 변하고 있다. 이른바 ‘신종’ 부자들이 근년 들어 급부상하게 되자, 금융기관들은 이들의 ‘정체’ 파악에 부산을 떨며 ‘고지 선점’을 서로 벼루고 있는 것. 이들을 ‘신종’이라 특징짓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들의 출신이나 직업, 생활방식 등이 전통적인 부유계층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포브스지에 따르면 전체자산에서 채무액을 뺀 순자산이 10억 달러가 넘는 이른바 ‘빌리어네어’는 미국에 300명 이상이 있다. 이에 비해, 순자산 100만 달러 이상의 ‘밀리어네어’는 700만 가구에 이른다고 연방국세청(IRS)이 밝히고 있다.
최근 부동산 거품으로 대도시 지역의 웬만한 주택 소유자들도 이 같은 백만장자를 자처하는 경우가 꽤 많아졌지만, 순자산 개념으로 따져보면 그리 쉽게 볼 수 없다. 실제로 이들 부자 중 절반 정도만이 30만 달러 이상의 소유 주택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특이한 것은 이들 백만장자의 평균연령이 44세 밖에 안 되며, 빌리어네어라고 해도 평균 46세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 중 부모덕을 본 부유 계층 출신은 불과 20% 정도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중하층 가정에서 태어나 주로 주립대학을 졸업한 자수성가형 부자들이다. 이래서 아직도 미국이 ‘기회의 땅’인가 보다. 이들의 ‘사는 모습’은 너무 평범해서 주위에서도 부자티를 느끼지 못할 정도이다. 싸구려 시계는 기본이고 할인 쿠폰을 애용하며, 대출보다는 투자목적에서 금융기관을 찾는다.
‘다이너스티’나 ‘댈러스’ 같은 TV물에서 보듯 호사스런 생활을 하는 백만장자는 전국적으로 이들 중 5%쯤에 불과하다. 이 같은 부자는 주 단위론 캘리포니아에, 지역별로는 남부에 가장 많지만, 인구대비로 따지면 뉴욕·뉴저지 등 동북부에 밀집돼 있다. 이들 대부분의 두드러진 특징은 오후 7시쯤까지 일하며 토요일에 일하기도 한다는 것. 그들 중 일부는 혁신적인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개발한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워커홀릭’으로 불릴 만큼 그저 열심히 일한다는 지적이다. 대다수가 조그만 사업체를 소유하면서 본격적인 ‘장정’에 나서게 되며, ‘필요한 사람들’이 자신을 돕게 하는 나름대로의 ‘비결’을 갖고 있다.
그럼, 이들의 직업은 도대체 뭘까? 흔히 ‘고소득자’를 언급할 때면 의사를 떠올리지만 최근의 조사에 따르면, 이는 더 이상 사실이 아닌 것 같다. 지난 90년대의 보험수가 조정 등으로 의사들의 수입이 상당히 제한적인 데 반해 사회적 ‘체면’ 유지를 위한 씀씀이가 헤퍼서 의사들은 일반의 생각처럼 ‘알부자’가 아니란 것이다. 놀랍게도 알부자들의 주요 직업 중 눈에 띄는 것은 복수의 전문 사무소를 운영하는 변호사들 뿐 이고 나머지는 언뜻 평범해 보인다. 한인들이 많이 종사하는 복수점포의 드라이클리닝업이나 보석류 소매도 포함돼 있고, 이밖에 인쇄업, 특수금형제작, 쓰레기 수거·처리, 부동산 개발·중개·관리, 상업기계·장비류 도매 등이 그들의 생업인 것이다. 문의: (201)723-4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