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버블

2005-08-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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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조심스럽게 향후 부동산 동향에 대해 나름대로의 예측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 20년 이상 종사한 나의 의견과 경험을 짧은 지면에 피력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허락된 지면에서 진지하게 이야기할까 한다.
첫째 전문가들의 미래에 대한 전망이 분분한 것은 어떤 형태든지 큰 파도가 오는 것을 감지 혹은 투자자의 본능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지난 몇 년간 계속되었다. 과거 30년을 돌아보면 늘 5년 정도는 내려가고 5년 정도는 올라가는 10년 주기의 사이클이 이어졌다. 지난 98~99년부터 가격 상승이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지금이 내리막의 시발점인지 모른다는 견해도 많다. 그 내리막의 계기는 이자율 상승, 테러 등 안보 문제, 국내외 정치문제, 부동산의 공급 과잉(너무나 많은 건축이 아직 진행중), 캘리포니아의 경우 이민정책, 한인의 경우는 한국 및 중국을 위시한 아시아 경제 사정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요인들이 있다.
한인타운의 경우를 보면 1~2년 내 완공될 상가, 아파트, 특히 콘도 등이 무척 많아 유입 인구를 앞지르기 때문에 공급 과잉이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부동산 투자에 경험이 있는 분들은 10여년 전 많은 건축업자와 개발업자들의 도산을 기억하리라 생각한다. 한인타운은 실제 인구 유입보다 자본의 유입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은행의 경우 은행들이 많다고 하지만 성업하는 기형적인 경제구조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투자를 중단해야 하는가?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자본주의에서 투자란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이고, 돌아가는 팽이가 쓰러지지 않듯 경제가 원만히 돌아가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다만, ‘묻지마식 투자’(타이밍이 좋으면 무슨 투자를 해도 좋았다), ‘개미군단식의 투자’(남들이 하니까), ‘능력 밖의 투자’ (투자금 자체를 융자한다든지, 모르는 분야의 투자), 돈이 놀고 있는 것이 보기 싫어서, 금방 샀다 팔 수 있는 투자 등등 많지만 앞으로는 상당히 조심해야 할 것이다. 최악의 상태를 충분히 고려한 장기투자 계획과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선에서의 고려가 절대 필요한 시점이다.
향후 몇 년은 과거 몇 년과는 많은 차이가 날 것이다. 거기에 대비해서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전문가와 더 많은 상담을 하면서 지금까지의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실수 없이 성공적인 투자를 하기 바란다. 버블이란 속이 비어 있고 건드리기만 해도 금방 터지는 것이다. 누구도 장담할 수 없지만 이런 말이 자꾸 나돌 때는 더 신중해져야 한다.

샘 이
<원 프로퍼티스>
(213)252-9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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