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태양열 주택 ‘남는 전기는 파세요’

2005-07-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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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시스템 설치비용 크게 싸져
상당부분 리베이트·세금환불 혜택
가주선 판매까지 허용 ‘일석이조’

아넷 베네딕트는 얼마전 뉴욕시 브롱크스의 자기 집 지붕에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하고 파티를 벌였다. 존 선디는 지난 3년간 2채의 자기집에 3개의 태양열 시스템을 설치했다.
1970년대에 자기 집에 태양열 발전 시스템을 설치하는 사람들은 골수 환경보호주의자이자 값비싼 설치비를 부담할 만한 능력이 있는 극소수였고, 아직도 태양열을 에너지로 이용하는 것은 대중적인 일은 아니지만 태양열 발전 시스템 설치에 대한 관심이 모처럼 커지고 있다.
원유가 인상과 함께 전기요금은 비싸지는데 더 가볍고, 효율적이고 디자인도 새로와진 태양열 발전 시스템 설치비는 점점 싸지고 있으며 규격도 표준화되어 제작및 설치비용도 한결 덜어졌기 때문에 웬만한 주택소유주들은 한번씩 고려해볼만 해졌다.
요즘 태양열로 발전을 할 경우 드는 비용은 와트당 8달러 정도로 30년전의 100달러에 비해 크게 줄었다. 새집의 경우에는 비용이 더 절감된다. 3킬로와트짜리 시스템을 설치하는데 2만달러 정도가 들지만 정부가 주는 인센티브로 당장 큰 돈을 돌려 받는데다 전기값이 계속 오르고 있으므로 원가 회수 기간 역시 점점 짧아진다.
요즘처럼 날씨가 더울 때 남아도는 태양열로 집안에서 필요한 전기를 만들어 쓰고 남는 것은 팔기까지 한다면 그야말로 일석이조인데 주정부들이 지난 3~4년 사이에 개발한 리베이트, 세금 환불, 태양열 주택에서 쓰고 남는 전기를 전기회사에 팔 수 있는 제도까지 고려할 경우 와트당 비용은 4달러대로 떨어진다.
그러한 인센티브는 전국 각주에서 다 찾아볼 수 있지만 지난번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이 우세했던 주들이 가장 소비자에게 유리하다. 남는 전기를 전기회사에 판매하는 것을 허용하는 주가 40개, 리베이트를 주는 주가 19개인데 그중 14개가 지난 번 선거에서 민주당을 찍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앞장 선 것이 캘리포니아주다. 캘리포니아주는 10년도 더 전부터 주택소유주로 하여금 전기를 판매하도록 허용했다. 시작한지는 2~3에 불과하지만 뉴욕의 경우 전기회사에 태양열로 만든 전기를 되파는 주택소유주는 700명이 넘는다.
롱아일랜드에 사는 선디의 발전 시스템은 아주 잘 돌아가 보장 수명 25년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년 시절부터 태양열 발전 시스템을 갖고 싶었다는 골수 환경보호주의자인 그가 현재 충분히 쓰고도 남는 양의 전기를 태양으로부터 만들어내게 된 데는 인센티브가 큰 몫을 했다. 11만5,000달러나 되는 비용의 75%가 리베이트와 세금 환불로 깎여 나갔기 때문에 실제 비용은 3만달러에 불과했다. 또 한집에서 7.5킬로와트씩 전기가 생산되므로 와트당 원가는 2달러에 불과하다.
태양열 발전 시스템을 설치하더도 전력을 얼마나 얻을 수 있을지, 얼마만에 비용을 회수할지는 경우에 따라 다르다. 원가와 인센티브 이외에도 고려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집안에 그늘이 얼마나 지는지, 지붕의 경사 각도및 방향도 중요하다. 집의 위치와 그 지역의 일조량에 따라서도 다르다. 선디의 경우 새로 지은 집은 지붕이 남향이라 그렇지 않은 옛날 집보다 더 유리했다. 고장날 것도, 갈아끼울 부품도 없으므로 15년쯤 지나고부터는 전기를 평생 공짜로 쓰게 될 것이라 선디는 매우 만족하고 있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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