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제발 집 좀 파세요”

2005-06-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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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끝없는 상승속 매물 부족
홈오너에 에이전트 전화 공세

부동산 가격은 계속 오르지만 매물은 절대 부족한 ‘셀러 주도 마켓’(seller’s market)이 몇년째 이어지자 주택 소유자들에게 집을 팔라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한인타운 컨추리클럽에 2층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주부 전귀옥씨는 하루 평균 3통의 집을 팔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고 있다. 전씨는 “아침 8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며 “이 가격으로 특정 지역의 새로 지은 집으로 옮길 수 있다며 집을 팔라고 권유한다”고 말했다. 전씨는 “집이 딸 아이 이름으로 돼 있어 딸을 찾는 전화의 대부분이 이런 내용”이라고 말했다.
산타모니카에 사는 조미경씨도 집에서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이런 전화를 받는 경우. 조씨는 “지금 살고 있는 곳이 콘도 밀집 지역인데 2∼3년 새 가격이 2배 가까이 올랐다”며 “부동산 에이전트로부터 전화가 와서 지금 팔면 최고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전화를 받는다”고 말했다.
행콕팍의 비교적 예쁜 집에 사는 이정자씨에게는 “당신 집을 마음에 들어하는 바이어가 있는데 지금 파는 게 어떻겠느냐”는 전화가 걸려 온다.
전화 뿐 아니라 전단지와 우편을 통해서도 이런 내용의 광고가 끊이지 않는다. 전단지에는 에이전트 사진과 함께 주변 집이 얼마에 팔렸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당연히 집을 팔 계획이 있다면 꼭 자신을 이용해달라는 내용이 포함된다. 발렌시아에 사는 김수지씨는 “낮에는 집에 있지 않아 잘 모르지만 퇴근하고 집에 가면 문에 꽂혀 있거나 우편함에 담겨져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화는 주로 주류 부동산 에이전트사로부터 걸려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요즘 같은 셀러 마켓에서는 리스팅을 확보하는 게 바로 돈을 버는 것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주택 소유자들이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있어 좀체 매물 구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이런 전화로 리스팅을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뉴스타부동산 토랜스지점의 캐티 리 에이전트는 “한인들은 소위 이런 ‘콜드 콜’(cold call)을 귀찮아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한인들은 아는 사람을 통해 리스팅을 하지 모르는 사람에게 걸려오는 전화를 이용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이런 콜드 콜은 지난해부터 법으로 금지된 상태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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