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윤실 호루라기 ‘젖염소와 동족 사랑’

2005-06-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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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이곳 LA 평화통일 자문회의 관계자 일행이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그 여행의 목적이 오랜 식량난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북한 어린이들의 영양을 돕기 위해서 염소를 보내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 염소를 북한에 직접 갖다주는 일은 우리 LA기윤실이 맡아서 해야 했다. 그 일의 경과도 알릴 겸 우리가 그동안 해온 염소보내기 운동에 대하여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3월말 평통과 협약을 맺고 4월초부터 중국의 현지에서 염소를 수매하기 시작했다. 염소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검역절차를 밟아야 한다. 수매 현지에서 2주간의 검역기간을 거쳐서 1,500km 떨어진 연변으로 염소를 옮겨서 그 곳에서 또 30일간의 최종 검역을 받은 후 6월9일과 11일, 13일에야 목적지인 함경북도의 회령시, 무산군, 나선시에 염소 각 50마리씩을 전달할 수 있었다. 그곳은 LA 기윤실이 북한의 어린이들을 먹이기 위해 빵공장을 설치해서 운영하고 있는 지역이다.
우리가 이번에 북한에 보낸 염소는 중국의 산동지방에서 사육되는 젖이 잘 나는 우량품종의 젖염소이다. 이 염소는 100년전 독일 선교사가 이 지방에 와서 사육하기 시작하여 개량된 것으로써 한마리에서 하루 2kg 내지 5kg의 젖을 짤 수 있으므로 이것만으로도 5인 가족의 최소 하루 식량이 될 수 있다.
염소는 풀만 먹고도 잘 자라는 동물이므로 현재의 북한 실정에서 사육하기에 알맞는 짐승이다. 염소는 각종 질병에 강하고 번식력이 왕성하여 한 해에 두 번 분만하고 한번에 두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그리고 고기와 가죽, 털 등 각종 부산물은 유익하게 사용되고 염소젖은 소화가 잘되고 우유나 모유보다 영양가가 훨씬 높아서 시장에서 가격도 월등히 비싸다.
우리는 이러한 젖염소를 북한에 보내는 운동을 1999년 봄에 시작해서 지난해까지 2,100마리를 보냈다. 첫해에 처음으로 200마리를 평안남도 강동군 구빈리라는 곳에 보냈는데 지금은 이 염소로 그 마을이 부유리(富裕里)로 변했다. 그리고 그 곳에 젖과 치즈공장도 세워져서 젖은 인근 학교에, 가공제품은 멀리는 평양의 유치원과 병원까지도 배달하여 공급하고 있다.
염소는 참으로 이처럼 사람에게 유익한 짐승이다. 구약성경 창세기에 보면 야곱이 형 에서에게 화해의 선물로 암염소 200마리와 숫염소 20마리를 보냈다는 기록이 있다.
LA 기윤실은 내년에는 이 염소를 두만강 북쪽의 피폐한 조선족 농촌에 주어서 기르게 하고 여기서 나오는 새끼를 다음해 강남 쪽의 더 가난한 북한 농민들에게 갖다줄 계획이다. 이처럼 유익하고 보람있는 일에 새로운 참여자들이 많이 나와서 이 운동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유 용 석
(LA기독교윤리실천운동 공동대표)
(문의 213-387-1207, E-mail: cem_la@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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