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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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구매 신드롬(Housing Syndrome)

2005-06-1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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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성<파인리지 모기지>

요즘 주택구매에 관련하여 신종 신드롬(Syndrome)현상이 한인사회에 만연하고 있습니다. 주택구매에 대한 지나친 강박관념으로 인하여 마치 지금 당장 주택을 구매하지 않으면 평생 주택장만이 불가능할 것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의 경우 장기적으로 감당해야 할 모기지 상환부담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채 무조건 주택장만을 위해 향후 1-2년 정도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최소상환금액이 어느 정도인가에만 관심을 기울이는가 하면, 거주주택을 담보로 융자를 받아 투자부동산을 구매하시려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심지어는 소득도 불분명한 상태에서 투자용 부동산(주택)을 100% 융자를 통해 구매하겠다고 나서는 분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렇듯 주택이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인식되는 신드롬현상으로 인하여 자칫 경솔하게 주택 장만에 나섰다가는 향후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할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주택시장이 뜨겁고 하루가 다르게 주택가격이 치솟는다 할지라도 앞으로의 개인적인 계획과 더
불어 직업의 안정성, 재정상태 그리고 자신의 신용상태 등에 대하여 충분하게 고려한 후 주택 장만의 여부를 결정하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직업이 아직 안정되지 않아 향후 소득을 장담할 수 없거나 또는 직장을 불가피하게 옮겨야 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주택 장만과 이에 따른 모기지 상환에 관련된 부담은 커다란 장애요인이 될 수가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주택을 갑자기 처분해야 할 경우 기존의 클로징 비용
과 더불어 주택 매각 시 중개 수수료와 기타 매각관련 비용 등으로 인하여 커다란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난 1-2년처럼 앞으로도 주택 가치는 무조건 상승할 것이라는 지나친 기대로 무리하게 주택장만을 서두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처럼 주택가격의 버블이 극에 달한 경우 단기투자의 목적으로 주택을 매입한다는 것은 매우 경솔한 투자행위일 것입니다. 특히 일부 모기지브로커들의 경우 (최소의 모기지 상환액을 허용하는) 페이옵션이나 Interest-Only 모기지를 권유하면서 “앞으로 주택가격이 오를 텐데 무슨 걱정이냐”라며 현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주택가격의 상승을 보장할 수 없으며 또한 일부 과열지역에 있어서는 향후 가격하락이 불가피할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만일 렌트비가 저렴할 경우 주택매입보다는 가용자금(현금)을 주식투자에 사용하는 것이 주식투자의 세후 수익률이 약 8%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 현명한 투자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현재의 재정 상태나 소득수준을 간과한 채 무리하게 주택을 장만할 경우 주택구매에 필요한 다운페이나 클로징 비용을 충당하고 나면 남는 돈이 없어 주택 장만시 필요한 것을 제대로 장만할 수 없고 생활 역시 쪼들린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은퇴 또는 자녀학자금을 위해 저축할 여유는 물론, 주택소유에 따른 수리, 유지 및 업그레이드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충당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됩니다. 주택구매자 중 약 5%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6개월도 채 못 되어 경제적인 어려움을 직면한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로 인하여 모기지 상환이나 기타 부채비용을 막는데 전전하게 되며 때로는 이를 신용카드로 충당하여 빚이 더욱 쌓여가는 경우도 자주 발생되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
에 두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신용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 경우 주택구매를 미루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최근 매우 느슨해진 융자기준으로 인하여 모기지를 얻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으나 이 경우 제공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는 이자율이 매우 높으며 조기상환벌과금 (Prepayment Penalty) 또는 일시상환(Balloon Payment)등의 착취적인 대출조항 등으로 인하여 향후에 커다란 곤경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즉 일반적인 모기지에 비해 이자가 지나치게 높을 뿐 아니라 여러 가지의 착취적인 대출조항을 통하여 향후 신용상태가 호전될 경우 재융자를 통하여 이자나 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여지를 막아 놓았기 때문에 이로 인하여 경제적인 손실은 물론 모기지 연체나 주택차압(Foreclosure)등
의 결과가 초래될 수 있습니다.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주택 장만은 일생일대의 가장 커다란 재정투자이기 때문에 주택장만을 결정할 경우 특별히 조심스러운 접근이 요구됩니다. 직업이나 소득, 개인적인 목표, 현재의 재정상태 그리고 신용상태 등에 문제가 있을 경우 어떤 방식으로든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도 경제적인 어려움은 생겨날 수 있고 또한 이는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시고 주택구매라는 신종신드롬에서 비롯된 강박감에서 탈피하여 보다 폭 넓은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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