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금 집을 팔까 말까 고민되네

2005-06-1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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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거품론은 솔솔, 가격은 상승

4년전 버블론 나왔지만 금리상승 등 조짐 없어
LA 떨어진 집값 회복에 11년, 실기땐 큰 손해

주식도 그렇지만 부동산도 잘 사는 만큼 잘 파는 것도 어렵다. 오늘 팔았는데 내일 값이 더 오르면 어쩌나, 오늘 안 팔았다 내일 값이 더 떨어지면 손해보지나 않을까…. 이런 걱정은 요즘 같이 집값이 계속 오를 때 더 심해진다. 과연 지금 집을 파는 게 잘 하는 걸까? 이런 결정을 내릴 때 참고해야 할 점을 USA투데이가 17일 보도했다.


■팔면 좋은 점
집값이 많이 오른 지역에서 집을 팔면 양도소득세 면제와 집값 하락에 따른 손실을 피할 수 있다. 부부가 최근 5년간 소유하고 2년간 거주한 공동 소유 집을 팔면 50만달러까지 양도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집을 팔면 가장 좋은 부류는 ▲비싼 지역에서 싼 곳으로 이사 가는 사람 ▲비상금 소유를 늘리려는 은퇴자 ▲자녀가 다 떠나 작은 집으로 옮기려는 부모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생길 거라고 믿는 투자자이다.
또 다른 장점은 재정 곤란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껏 집값이 20% 이상 하락해 회복하는 데 10년 이상 걸린 개별 지역은 꽤 많았다. 그러나 전국 평균으로는 주택 중간 가격이 떨어진 적은 1968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없다.
하지만 거품 시장이 급강하할 수도 있다. LA는 1989년 정점이던 집값이 1996년까지 19.5%가 떨어졌다. 방위 산업체들이 대량 해고를 해 남가주 경제가 무너진 게 가장 큰 하락 이유다. 그리고 LA 집값이 1989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는 11년이 걸렸다.
1980년대 초반 휴스턴도 상황은 비슷했다. 유가가 급락하자 휴스턴의 주택 중간 가격은 1983년 7만9,900달러에서 1988년 6만1,800달러로 떨어졌다. 22.7%가 떨어진 집값은 1992년까지 회복이 되지 않았다. 뉴욕은 1988∼1995년에 중간 가격이 1만4,100달러가 떨어졌다.

■팔면 나쁜 점
가장 큰 단점은 새로 살 집을 고르거나 렌트를 내는 것이다. 이에 못지 않은 게 너무 빨리 집을 파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 거품론은 4년 전부터 나왔고 그 때 서둘러 집을 판 사람은 손해를 많이 본 셈이다.
집값 하락을 예측할 수 있는 근거인 경기 불황, 고용시장 불안, 대출 금리 상승이 아직은 나타나지 않아 지금은 팔 때가 아니라는 주장이 나온다. 또한 주택 공급 부족, 이민자들의 주택 수요 증가, 부유한 베이비붐 세대가 주택 시장 호황을 지속시키는 요인이다. 부동산 처분은 주식 매각보다 비용과 시간이 훨씬 더 많이 든다는 게 또 다른 약점이다. 모기지 이자를 내면 받을 수 있는 세금 공제가 없어지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집을 팔아서 남은 이익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역시 고민거리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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