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업그레이드 하십시오!

2005-06-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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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잘 듣지 못하던 새로운 용어들이 요즘엔 많이 사용됩니다. 새로운 전자 제품들이 나오면서 생기는 새로운 단어들입니다. 특히 컴퓨터가 일반화하면서 만들어진 용어는 아주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서 ‘버그’(bug: 컴퓨터에 뜨는 벌레 같은 잡동사니), ‘커서’(cursor: 반디같이 깜빡이는 점이나 선), ‘마우스’(mouse: 다람쥐처럼 이리 저리 다니면서 커서를 이동시키는 것), ‘폰트’(font: 글자의 모양), ‘디스크’(disc: 컴퓨터의 자료를 저장하는 작은 판), ‘윈도우’(window: 프로그램의 명칭), ‘부팅’(booting: 컴퓨터를 켜고 시작하는 것) 등, 그 외에도 많은 용어들이 근래에 생긴 것들입니다.
그 중에 하나가 ‘업그레이드’(upgrade)입니다. 대학 시절에는 성적을 올리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지만, 컴퓨터에서는 ‘컴퓨터 환경을 보다 나은 상태로 변경시켜서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본인이 약 20년 전에 유학생이었을 때에 사용하던 개인용 컴퓨터는 커다란 타자기와 같은 것이었고 조금 나은 것이 ‘286’이었습니다. 그러나 점차 386, 486 그리고 이제는 펜티엄 단계로 향상되어 기능과 속도가 놀랄 만큼 좋아졌습니다. 그만큼 업그레이드된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새 컴퓨터를 산 후에 3~6 개월쯤 지나면 또 더 좋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생산되어 계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기 때문에, 1년만 지나도 고물(?)이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많은 제품과 기계들이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는데 우리의 생활은 어떻게 변하고 있습니까? 이민 오던 때의 생각에 고착되어서 늘 옛날 생각만 하거나 지나간 날만 추억하고 지내는 것은 아닙니까?
우리의 삶에도 업그레이드가 있어야 합니다. 세상이 엄청나게 신속하게 변하고 발전하고 있는데 그 자리에 정지해 있는 것은 안정이 아니라 정체된 것입니다. 고인 물이 썩듯이 고인 생각은 곧 악취가 나게 됩니다. 물이 썩으면 거기 살던 물고기들도 죽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여러 모로 발전하고 성장하는데 한 곳에 정체된 사고와 정체된 삶은 곧 뒤떨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생각하는 법을 업그레이드시키십시오. 내 좁은 소견만 고집하지 말고, 남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이고 도전과 교훈을 받으십시오. 미국 정부로부터 어떻게 해서라도 혜택만 받으려고 하지 말고, 우리도 주어진 책임을 다 하며 이 나라에 유익을 주는 길을 모색해 보십시오. 도움과 돌봄을 받는 단계에서 남을 돕고 돌볼 수 있어야 업그레이드하는 것입니다.
신앙도 업그레이드가 되어야 합니다. 내 교회, 내 단체, 내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만 위하지 말고, 생각과 봉사의 폭을 좀 더 넓히십시오. 선한 일을 위해서 좀 더 시간을 내십시오. 미국 사회는 어느 단체든지 수많은 자원봉사자를 자랑합니다. 선한 일에 기부자가 많은 것도 미국의 힘입니다.
발목에 물이 차는 정도의 얕은 수준에서 이제는 무릎과 허리와 어깨를 넘는 깊은 은혜의 바다로 나아가십시오. 모든 것들이 업그레이드되는 이 시대에 우리의 생각과 삶과 신앙도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어야 하겠습니다.


박 광 철 목사
(조이휄로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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