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리 옆집 가격은 얼마일까?

2005-06-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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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옆집 가격은 얼마일까?

주택 가격이 어제와 오늘이 다르게 상승하자 요즘 주택 소유주들은 자신의 집 가치를 주가 체크하듯이 점검한다. 한 번 사고 나면 그만이던 예전과는 전혀 다른 태도다.

뜨거운 주택 경기 탓에 자신의 집 값을 마치 주가 체크하듯이 알아보는 소유주들이 매우 많다. 이들은 신문에 보도되는 전국이나 지역의 평균적인 주택 가격 자료만으로는 만족할 수가 없다. 광역 자료와 자신의 집값이 반드시 같이 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이웃의 옆집들 가격을 밀착해서 들여다본다. 자신의 집을 꼭 팔기 위해서도 아니다. 팔 생각이 없더라도 자신의 집 가치는 과연 얼마나 될지 알고 싶어 애를 쓴다.


주가 확인하듯 자신의 집 가격 면밀 체크
이웃 집 가격 알아보는 사이트들 인기폭발

집값이 크게 올라 집이 가진 자산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데다 가격이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 보니 일어나는, 전에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이런 태도 변화로 인해 ‘Domania’ ‘ForSaleByOwner.com’ ‘HomeRadar.com’등 주택 가격 웹사이트는 접속이 폭주하고 있다. 이웃의 집들이 팔린 가격을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주택 매매에 있어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경우가 많겠지만, 자신의 가장 큰 자산인 집의 가치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노심초사하며 지켜보는 소유주들도 많이 접속한다.
주가의 상승 움직임을 지켜보며 즐거움을 만끽하려는 주식 투자자의 심리와 비슷하다. 바로 옆집의 집값을 몰래 알아보는 재미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
전국부동산협회(NAR)의 마크 레스윙은 “남의 메디신 캐비넷을 훔쳐보는 것과 비슷한 이 새로운 현상은 하나의 추세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지금 미국에서 집값은 단연 모든 이들의 화제 거리다. 이 때문에 미국의 웹 인구중 15%에 달하는 2,160만명이 지난 4월중 부동산 및 아파트 사이트에 접속했다. 6개월 전보다 26%나 더 늘어났다.
특히 인기있는 탑10 사이트의 접속은 같은 기간중 54%나 급증했다. 전국부동산협회에 따르면 주택 샤핑시 74%가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Domania’는 등록 회원들에게 리스팅 가격 대신 실제 판매 가격을 제공한다. 이런 자료가 있으면 관심있는 지역의 주택 가격을 확정짓는데 큰 도움이 된다. 집이 몇번이나 손을 바꿨고 가격은 얼마로 거래됐는지도 점검할 수 있다.
주택 소유주들은 바로 옆집들의 가격을 점검함으로써 자신의 집가치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추적할 수 있게 된다.
도매니아는 등록 회원이 5년만에 100만명에 육박했다. 지난 4월중 방문자가 75만명에 달했는데 6개월전에 비해 무려 313%나 폭증했다. 이들 방문자중 거의 반은 ‘그냥 알아보기 위해서’였다고 이 사이트측은 밝히고 있다. 자신이 집을 팔거나 사지 않더라도 이웃에서 어떤 집들이 얼마에 팔리는지를 알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주택 관련 자료들은 대부분 카운티 부동산 평가 자료나 신문, 소비자 조사등 공적 자료들이지만 프라이버시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아무리 공적인 자료라 할지라도 특정인의 것이 여럿 모이면 상당히 사적인 부분까지 건드리기 때문이다.
부동산협회의 한 분석가는 이 새로운 경향에 대해 “자동차를 샤핑가기 전에 켈리 블루북을 보고 가는 것과 비슷하다. 주택 바이어나 셀러가 보다 많은 정보를 갖고 시장에 나서면 주택 비즈니스에 이익이 된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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