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뒤바뀐 주택가격 상승률 원칙

2005-05-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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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격이 상승할 때는 비싼 집일 수록 더 큰 비율로 오르게 되고, 하락할 때도 역시 더 많이 떨어지게 되는 상승과 하락폭의 ‘덩치 룰’이 부동산 시장에서 오랜 기간 원칙으로 지켜져 왔고, 또 당연한 이치로 여겨져 왔다.
즉 경제 전문기관의 발표에서 ‘주택가격이 연 평균 10% 올랐다’고 했을 때, 이는 전체 주택의 평균가격에 대비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써 모든 주택에 똑같이 10%의 상승률이 적용되는 것이 아닌, 주택가격대 별로 상승률의 차등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LA카운티의 평균 주택가격이 44만달러라고 했을 경우, 20만~30만달러대는 실제로는 6~8% 정도 오르고, 40만달러대는 10% 정도의 상승을, 50만~60만달러대의 주택은 13~15% 정도로, 70~80만달러대는 15~18% 이상 큰 폭으로 오르게 되며, 그리고 반대로 하락할 때도 똑같은 방식의 비율로 하락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지난 3~4년 전부터 이 원칙은 사라졌고, 지금은 오히려 정반대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으로서 지역에 따라 상승폭의 차이는 있겠지만, 6~7년 전에 12만달러에 구입한 주택이 지금은 약 3배 이상 뛴 38만달러 정도 한다면, 같은 시기에 24만달러에 구입한 주택은 현재 약 2.4배 정도 오른 58만달러 정도이고, 36만달러에 구입한 주택은 현재 약 2.2배 정도가 못 미치는 78만달러 정도로 거래되는 현실에서 확인되듯, 상승률의 원칙은 확연히 무너져 있는 상태이다.
이렇게 상승률의 기본적인 원칙이 상반된 형태로 크게 빗나가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지난 수년간 크게 오른 주택가격의 부담으로, 저가격대의 주택 구입을 원하는 수요자들의 분포가 항아리형 그래프의 중간부분 이하대로 장기간동안 크게 몰려들면서 작은 가격대의 주택가격 상승 대비율이 큰 가격대의 주택들보다도 훨씬 앞섰기 때문인 것이다.
이 역시 ‘수요공급의 경제원칙’에 따른 현상인 만큼, 주택들을 구입하려는 치열한 경쟁이 중저가격대에 집중적으로 심화되어 있음을 말하는 것인데, 현재 바이어들의 주택구입 능력 면에서는 그러한 저가격대의 주택들 역시 여전히 부담스런 고가격대에 속하기는 마찬가지여서, 현재의 부동산 시장에서 큰 변화가 없는 한은 이러한 고가격 주택시대가 계속 진행될 것이고, 결국은 작은 것이 높게 오르고 큰 것이 낮게 오르는 ‘소고-대소‘의 상승비율로 뒤바뀐 주택가격의 상승 방향이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경제적인 투자의 측면에서는, 큰 주택들보다는 작은 주택들에 투자를 하는 경우가 훨씬 큰 이득이 나온다는 계산이어서, 큰 주택 한 채보다는 저가격대의 주택을 여러 채 구입하는 것이 이익이 더 커진다는 판단이 서게 된다.
아무튼, 없는 사람들의 입장에선 주택가격이 더 많이 올라 힘들게 되어 불공평한 처사가 되겠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왜 자신들이 소유한 큰 주택의 가격이 더 많이 오르지 않나 하는 불편한 마음이 들겠으나, 가격대별 주택분포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저가격대의 주택소유주들의 경우에는 큰 이득을 본 셈이니 그래도 다행이라 본다.
이와 같이 지금의 부동산시장은 모든 게 정상이 아닌 앞뒤와 위아래가 모두 바뀐 듯한 ‘감’ 밖에는 없는 상황이어서, “부동산시장이 어떻게 진행될 것이냐?”라는 질문에는 아직은 정답다운 답은 못 내놓을 듯하다.


케니 김

(909)348-0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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