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거품 무서워 기다리자니 집 값만 오르고

2005-05-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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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무서워 기다리자니 집 값만 오르고

집값이 올해는 주춤할 것이란 일반적인 관측과는 달리 여전히 일부지역에서는 상승하고 있어 주택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난감하다. 들어가자니 집값이 너무 올라 터질 것 같고, 기다리자니 앉아서 손해를 보는 것 같다.

집을 사자니 한껏 오른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막차 타는 낭패를 당할 것 같고, 기다리자니 집값은 내리기는커녕 자고 나면 더 오르니, 과연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이젠 드디어 주택시장의 뜨거운 김이 빠질 때가 왔다는 다수 경제전문가들의 우려를 비웃듯이 최근 주택시장은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어 집을 사려는 소비자들은 어떤 행보를 취해야 할지 곤혹스런 지경에 빠지고 있다고 최근 USA투데이지가 1면 카버스토리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주택시장의 거품에 대해 경제전문가들과 주택건설업계의 견해가 크게 엇갈리고 있어 소비자들을 더욱 혼란에 빠뜨리고 있으며, 타는 듯 치솟은 높은 주택 가격으로 인해 잠재적 바이어들은 높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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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반기 주춤했던 주택시장 다시 ‘열기’
경제전문가 “거품”…주택 업계 “기우” 엇갈려
높은 주택가격으로 소비자들 구매 위험 높아져


아리조나주 피닉스의 부동산 에이전트 마멜라 하네스는 “지금까지 이렇게 시장이 뜨거울 때는 없었다”고 말한다. 그가 보는 이 지역 주택시장은 한마디로 “미쳤다”. 투자자(투기꾼?)들은 집을 사기위해 혈안이 돼 있고 하루만 늦으면 집은 날아간다. 6개월전에 산 집이 15만 달러를 더 붙여서 팔려 나간다.
올해는 지난 1998년부터 시작된 주택시장의 열기가 식기 시작하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였다. 지난 수년간 올라도 너무 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올해들어 3월 현재 기존주택의 가격 상승은 지난 20년간 가장 가파른 것이었고 신규 주택 판매량도 첫분기중 또 다시 피크를 기록했다.

▶두배나 뛴 집 값
골드만삭스의 한 전문가는 “바이어들이 주택시장이 너무나 좋을 것이라고 이성을 잃고 낙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럴만도 한 것이 타는 듯한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지난 5년간 주택가격은 평군 50%가 올랐고 캘리포니아는 두배, 네바다와 하와이는 거의 80%나 급등했다.
4월중 실시된 USA 투데이의 조사에 의하면 50명의 일류 경제전문가중 4분의 3이 주택시장이 과열됐다고 진단했다. 언제 어떤 규모로 식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달랐지만 과열됐다는데 대해서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국적으로 거품이 형성됐다고 경고했지만 대다수는 지역적으로 과하게 올라 일부 지역에서 거품이 형성됐을 뿐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건설 및 부동산업계의 견해는 다르다. 이들은 거품론에 대해 “하늘이 무너진다”는 식의 기우에 불과하다고 코웃음친다. 주택 신축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연간 200만채 수준으로는 엄청난 주택수요를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공급 부족으로 앞으로 몇 년간 집값은 계속오른다고 주장한다. 세컨드홈 구매도 늘고 투기적 가수요까지 겹친 실정이다.

▶기다리서 남는 것은?
집 사려는 소비자들도 주택시장이 투기적으로 변했고 거품이 많이 끼었다는 사실을 안다. 그러나 기다리면 그 사이 집값은 쑥 올라가 버려 결과적으로 더 큰 손해를 본다는 위험이 있다는 사실도 안다.
“거품이 터질 것이라고 걱정했던 것이 이젠 몇 년 된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내 친구는 3년전에 산 부동산 가격을 3배나 불렸다”. 워싱턴 D.C.에서 콘도를 사려는 한 30대의 남자는 분하다는 듯이 말한다. 그는 최근 31만9,000달러 리스팅 가격에 7만 달러를 얹어서 오퍼를 냈지만 딱지를 먹는 등 벌써 너댓번의 집 살 수 있는 기회를 날리고 있다.
LA의 한 부동산 에이전트는 투기적 바이어들이 저가의 집들을 모조리 채 가버려 실수요자들이 집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진 상태라고 전한다.
물론 이런 열기가 전국에 걸쳐 공통된 것은 아니다.

▶둔화되는 듯 다시 상승
주택시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오래 전부터 나온 것이었지만 드디어 지난해 하반기에는 마침내 때가 온 것 같았다.
이 당시 워싱턴 D.C.에서 집을 샀던 한 젊은 부부는 “주택시장의 모든 사람들이 이제는 거품이 터지는가보다고 술렁대고 있었다. 원했던 지역에 알맞은 집이 나왔기에 사려고 했고, 바잉 전쟁도 없었기에 원매가격에 1%를 더 얹어서 살 수 있었다”고 말한다.
잠시 주춤했던 것이 집을 살 수 있는 기회였다는 것이다. 그는 “전 주인은 구매가격에 35%를 더 얹어서 샀던 집”이라고 덧붙인다.
그 때 이후 이 동네의 집값은 다시 두자리 숫자로 가파르게 올랐고 그의 한 친구는 최근 인근의 집을 10만 달러를 더 얹어서 사려고 했으나 사지 못했다.
3월중 기존주택 가격은 지난 1980년 이후 최고인 전년동기 대비 11.4% 상승했다.
한편 전국부동산협회(NAR)는 올해 판매는 약간 하락(기존 주택은 1.2%, 신축주택은 2.5%)하나, 가격은 7%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A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2004년 마지막 두 분기동안 가격 조정이 있었다. 그런 다음 1월에는 다시 시작됐다. 붐! 다시 멀티플 오퍼시대에 들어섰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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