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프랑스 명장 영화 16편 상영

2005-05-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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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카운티 뮤지엄, 6일~6월3일 매주 금·토요일

마르셀 카르네·앙리-조르지 클루조 작품등
나치 점령때 만든 영화 및 당시사건 소재

LA카운티 뮤지엄(LACMA) 영화부는 2차대전 종전 60주년을 기념, 6일~6월 3일까지 매주 금 토요일(상영시간 7시30분)에 나치 점령하에 파리에서 제작된 프랑스영화와 나치점령하의 프랑스에 관한 영화등 모두 16편을 상영한다.
나치 점령하에 만들어진 프랑스 영화는 모두 7편이 선보이는데 프랑스의 명장들인 마르셀 카르네, 앙리-조르지 클루조, 클로드 오탕-라라 등의 작품이 상영된다. 이들 감독들은 나치의 삼엄한 감시하에 정탐과 자유와 저항의 작품들을 만들었는데 개막작품인 카르네의 ‘천국의 아이들’(Children of Paradise·1945)이 그 대표작. 상영시간 230분짜리 흑백영화로 6일과 7일 두차례 상영된다.
이 영화는 19세기 파리의 ‘범죄의 거리’를 무대로 활동하는 거리의 연예인들과 도둑들을 주인공으로 한 못 이룰 사랑의 이야기다. 이 사랑의 두 주인공은 무언극 배우(장-루이 바로)와 아름다운 댄서 가랑스(알레티)로 카르네는 이 영화를 독일군의 파리점령의 무모함을 빗댄 우의적인 작품으로 만들었다.
또 클루조의 ‘까마귀’(The Crow·1943·흑백)도 이때 작품. 프랑스의 한 시골 마을에서 괴편지가 나돌면서 일어나는 질투와 자살과 복수의 드라마다. 이 영화는 같은 해에 만들어진 자크 베케의 서스펜스 드라마 ‘붉은 손의 구피’(Gooupi mains rouges·흑백)와 함께 20일에 상영된다.
21일에 상영되는 장 가방 주연의 흑백영화 ‘예인선’(Remorque·1941)도 나치 감시하에 만들어졌다. 불구아내를 둔 예인선 선장이 폭풍우 속에서 구출해준 여인(미셸 모르강)을 사랑하게 되는 강렬한 아름다운 이야기다. 이 영화는 1942년에 개봉된 미국영화 ‘파리의 조운’(Joan of Paris·흑백)과 동시상영된다. ‘파리의 조운’은 영국첩보요원이 적지 파리에서 고립되면서 게슈타포에 쫓기다 파리의 술집 여종업원의 보호와 사랑을 받게되는 전쟁 드라마다. 미셸 모르강의 첫 미국영화로 앨란 래드(셰인)가 공연한다.
영화 전체를 정교히 만든 세트에서 찍은 ‘환상적인 밤’(The Fantastic Night·1942)도 적치하의 작품. 밤에 시장서 일하는 학생이 밤마다 꿈속에서 만나는 백의의 여인이 눈 앞에 나타나자 그녀를 따라가면서 꿈과 현실세계를 넘나드는 아름다운 드라마다. 이 영화는 18세난 딸 쉬퐁을 결혼시키려는 어머니와 딸의 모녀관계와 딸 앞에 나타난 멋쟁이 대령의 관계를 그린 오탕-라라감독의 ‘쉬퐁의 결혼’(Le mariage de Chiffon·1941·흑백) 과 함께 13일에 상영된다.
역시 오탕-라라의 작품 ‘두스’(Douce·1943·흑백)도 나치점령하의 작품. 이 영화는 1887년 파리에서 아버지와 할머니와 함께 사는 17세난 두스가 자기가 사랑하는 아버지의 매니저와 사랑의 도피를 꿈꾸는 드라마다. 역시 오탕-라라가 만든 택시 운전사이자 암시장 장사꾼이 일꾼과 함께 어느날 밤 도살한 돼지를 차에 싣고 파리를 거쳐 몽마르트르의 정육점으로 가는 간단하나 뛰어난 작품인 ‘파리 횡단’(La Traversee de Paris·1956·흑백) 과 함께 27일에 상영된다.
시리즈에는 나치의 파리점령 당시 일어났던 사건들을 묘사한 9편의 영화가 포함돼있다. 로베르 브레송, 르네 클레망, 클로드 샤브롤, 프랑솨 트뤼포 및 베르트랑 타베르니에감독등의 작품이 상영된다.
브레솜의 간결한 영상미와 음악을 배재한 실제음이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남자 탈출하다’(A Man Escaped·1956·흑백)는 실화. 1943년 게슈타포에 체포돼 사형선고를 받은 퐁텐느 소위의 교도소 탈출기로 명작이다. 이 영화는 거장 장 르느와르가 미국서 만든 ‘이 땅은 나의 것’(This Land Is Mine·1943·흑백)과 동시에 14일에 상영된다. ‘이 땅은 나의 것’은 나치점령하의 한 마을의 소심한 교사(찰스 로턴)가 진정한 용기를 얻어 죽음 앞에 맞서는 뛰어난 작품으로 모린 오하라가 공연한다.
서글픈 주제음악이 유명한 클레망의 ‘금지된 장난’(Forbidden Games·1954 ·흑백)도 상영된다. 동심의 파괴를 그린 아동에 관한 최고걸작중 하나로 라스트 신이 가슴을 친다. 이 영화는 ‘반주자’(L’Accompanist·1992·컬러)와 함께 28일에 상영된다. ‘반주자’는 나치점령하의 프랑스와 고전음악이라는 상반된 배경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심리 드라마다.
트뤼포가 감독하고 카트린 드뇌브와 제라르 드파르디외가 나오는 명화 ‘마지막 지하철’(The Last Metro·1980·컬러)은 나치 점령하 파리 극장의 지하실에 숨어 있는 연극감독과 극단의 관계를 그린 드라마다. 이 영화는 샤브롤의 ‘여인들의 이야기’(Story of Women·1988·컬러)와 동시에 6월 3일에 상영된다. 이자벨 위페르가 나오는 이 영화는 나치점령하 프랑스에서 낙태수술을 해주다 체포돼 처형된 가정주부의 실화다.
마지막 날인 6월4일에는 타베르니에의 ‘안전 통행’(Safe Conduct·2002)이 상영된다. 이 작품은 나치하 파리에서 영화를 만드는 조감독과 각본가의 생존과 예술활동을 그린 훌륭한 드라마다.
이번 시리즈에는 나치 점령하 프랑스에 관한 기록영화도 상영된다. 기록영화는 7일부터 6월 4일까지 매주 토요일(21일은 없음) 하오 5시 상영으로 무료. 상영관은 뮤지엄내 빙극장(5905윌셔). 입장료 9달러. (323)857-6010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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