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억의 명화 ‘강’

2005-04-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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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지못할 첫사랑·성장의 고통
눈부신 색채로 로맨틱화한 수작

인상파 화가 오귀스트 르느아르의 아들로 ‘위대한 환상’ ‘인간 짐승’ 및 ‘황금 마차’ 같은 명화를 만든 장 르느아르의 첫 컬러 영화다. 인도에서 올 로케이션 촬영했는데 자연 경치와 이 나라 특유의 원색들이 눈이 따갑도록 아름답다. 서정적이요 따스하니 인간적인 르느아르의 가장 아름다운 작품 중 하나로 심오하고 감정적이다. 비평가들로부터 정열적으로 아름답고 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눈부신 영화라는 평을 들었다. 1951년 작으로 촬영은 장의 조카 클로드가 했다.
주인공 소녀 해리엣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이루지 못할 첫 사랑과 성장의 이야기로 무상한 감정과 영구한 창조간의 취약한 관계를 우아하게 탐구한 보석 같은 작품이다. 1900년 초 갠지스강 가에 사는 한 영국인 가정의 딸들이 주인공들로 그 중에서도 지극히 평범하게 생긴 빙충맞은 해리엣의 눈으로 얘기된다. 해리엣은 자기 사촌의 딸을 찾으러 온 전쟁 부상자인 멋쟁이 미국인 존 대위를 보는 순간 그에게 매료되고 만다. 해리엣은 존이 자기를 행복하게 해줄 ‘프린스 차밍’이라고 믿고 깊이 사랑하게 되나 치유되기 힘든 상처를 입게 된다.
간단한 내용의 영화로 르느아르가 자연에 대해 느끼고 있던 매력을 불타는 색채로 로맨틱화한 작품이다. 해리엣 역의 패트리샤 월터스 등 어린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한데 복잡한 감정연기를 성숙하게 보여준다.
이 영화는 르느아르가 할리웃 활동을 마치고 프랑스로 귀국하는 도중 그가 평소 동경하던 인도에 들러 스튜디오의 간섭 없이 창작의 자유를 구사한 작품이다. 어린 딸들에게 보여주길 권한다. DVD. 3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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