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빌 게이츠의 경영전략 준비

2005-04-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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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에이전트는 한 회사의 고용인이 아니라 ‘독립 계약인’(independent contractor)이다. 자신이 일한 만큼 대가를 받아가는 에이전트는 개개인이 한 회사라고도 할 수 있다.
한 회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회사 고유의 철학이 있어야 하며, 경영 목표와 세세한 경영 전략이 있어야 한다.
에이전트는 끊임없이 자신의 분야를 연구하며 자신의 경영 계획을 세우고, 손님에게 좀 더 나은 매물을 구해 주고,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까 고민해야 한다. 월스트릿에 소개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 회장의 경영 전략을 살펴 보고자 한다.
빌 게이츠는 1년에 두 번, 1주간 ‘경영 전략 주간’ (Think Week)을 갖는다. 이 기간 MS의 미래와 전 세계 컴퓨터 업계에 영향을 미칠 경영 전략이 세워진다. 한 예로 1995년 경영 주간에 나온 아이디어로 MS가 인터넷 탐색기의 창출이 되었고, 그 전까지 시장을 장악하던 넷스케이프를 도태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 일주일 동안은 가족을 포함 모든 사람들의 방문을 사절하고, 호숫가 옆 침실이 하나달린 오두막에 홀로 들어가서 컴퓨터 업계의 전반에 관한 여러 보고서를 읽는다.
외부의 접촉이라고는 하루에 두 끼의 식사를 넣어주는 사람뿐이다. 이 보고서는 주로 MS의 여러 분야에서 쓰여진 것으로 한 보고서가 50-120페이지에 이른다.
그는 일 주일 동안 100개의 보고서를 읽고 그 것에 대한 평가를 보고서 위에 쓰고, 좋은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담당자에게 즉시 이메일을 보내고 답변을 받는다. 그가 이 한 주간 보내는 이메일은 100개가 넘는다.
MS의 전 직원들은 빌 게이츠로부터 자신이 제출한 보고서에 대해서 긍정적인 답변을 절실히 기대하고 있다. 긍정적 답변은 그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는 의미이고 몇 천만 달러의 돈의 투자가 따른다.
올 초에 있은 전략 주에서는 목요일까지 56개의 보고서를 읽었고, 어떤 날은 18시간 동안 계속해서 보고서를 읽었다. 그가 한 주 동안 최대로 많이 읽은 보고서 기록은 112개이다.
이번에 목표는 적어도 100개를 읽는 것이다. 한 주내내 오두막에서 계속해서 보고서를 읽다가 수요일에 처음으로 신발을 신고 30분간 산책을 했다. 가끔 컴퓨터 브리지 게임으로 머리를 식히기도 하지만 이 게임은 5분을 넘지 않는다. 전략 주 마지막에서 자신이 생각한 경영 전략에 대한 요약을 써서 회사 경영진 전원에게 배포한다.
또한 그들에게 자신이 추천하는 도서 목록도 준다. 전략주 후에는 새로운 방향에 대한 회의가 즉시 벌어지고 그 생각이 행동으로 옮겨진다. 빌 게이츠의 요약은 회사의 방향을 바꾸고, 그 것에 대해 어떤 다른 회사를 매입할 것인가도 결정된다.
빌 게이츠가 6개월마다 경영 전략을 세운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영 철학과 경영 목표는 변하지 않지만 경영 전략을 수시로 변한다. 이제는 대기업에서도 3년 이상의 긴 경영 전략을 세우지 않는다. 신속히 변하는 조류에 대처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경영 전략을 세우면 즉시 실행에 옮긴다. 좋은 아이디어를 신속히 실행하는 기업만이 성공한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시간을 따로 내어서 사업의 진전을 뒤돌아보고 미래의 경영 전략을 세우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것은 사업에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에도 필요하다. 조용히 자신만의 시간을 통하여 삶의 우선권을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 우리의 삶 자체가 가장 중요한 경영이기 때문이다.

정학정
<상업용 전문 Charles Dunn Co.>
(949)417-6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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