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기루’ 사라지고 개발 열기 뜨겁다

2005-04-28 (목)
크게 작게
한인 토지구입 붐 외곽을 가다
#2. 빅토밸리


HSPACE=5


LA에서 라스베가스로 향하는 중간 지점으로 15번 프리웨이를 끼고 위치한 빅토빌 일대가 다시 남가주 한인들의 인기 부동산 투자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빅토빌시를 중심으로 인근의 필란, 아델란토, 애플밸리, 헤스페리아, 엘미라지 등의 지역을 이끌어 빅토밸리(Victor Valley)라고 한다.
기자가 방문한 빅토밸리는 지역 일대가 거대한 공사현장이라고 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부동산 개발붐이 일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곳곳마다 수백 채의 새로운 주택단지가 건설되고 있었으며 이미 완공된 새 주택단지에는 이사하는 주민들이 곳곳에서 목격되었다.



80년대 묻지마 투자 유행‘투기 대명사’
물류·교통 중심지 부상하며 인구 급증
주택 중간가 26만달러대 ‘남가주 최저’

하이 데저트 지역으로도 불리고 있는 이들 지역은 사실 한때 한인들에게는 저주의 땅으로 불리기도 했다. 빅토빌이 한인 부동산 투기의 대명사였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조지 공군기지가 철수될 당시 제2의 LA 국제공항이 이 곳으로 옮겨진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한인들이 80년대 중반부터 무분별하게 토지를 구입하기 시작했으며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기 시작했다. 일부 지역 주민과 정치인들의 LA공항 유치운동이 실패로 끝나면서 90년, 91년까지 치솟았던 가격은 폭락하기 시작했고 많은 한인들이 손해를 보고 헐값에 토지를 처분하면서 빅토빌 지역은 한인들에게 투자 기피지역으로 낙인이 찍혔었다.
그러나 이 지역이 남가주에서 인구와 상업, 경제가 발전할 마지막 프론티어로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이 지역 부동산은 2002년부터 다시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한인들이 투자를 할 80년대만 해도 이 지역은 말 그대로 허허벌판에 낙후된 지역이었다. 당시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입소문으로, 또 심리적으로 경쟁심이 생기면서 너도나도 투자를 한 투기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빅토밸리는 다르다. 이 지역이 남가주는 물론 가주 산업과 경제 성장의 열쇠를 쥐고 있는 물류와 교통 중심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빅토밸리는 어떤 곳인가
LA에서 북동쪽으로 80마일 떨어져 있으며 라스베가스로 향하는 15번 프리웨이에 위치해 있다. 지도를 보면 왜 이 지역이 새로운 신형 거주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한마디로 인구는 팽창하는데 새로 뻗어나갈 곳은 그리 많지 않다.
동쪽으로는 리버사이드와 랜초 쿠카몽가 지역이 이미 인기 거주 지역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이곳도 포화상태가 되면 결국 더 들어갈 곳은 이곳 하이 데저트 사막 지역이다. 빅토밸리 지역은 특히 210번 프리웨이가 연장돼 15번과 연결되면서 LA 지역과도 1시간30분이면 갈 수 있는 하루 생활권으로 좁혀졌다.
210번 프리웨이 연장으로 랜초 쿠카몽가에 이어 제2의 거주지역으로 빅토밸리 지역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해발 2,000피트에서 3,000피트에 위치하고 있어 사막이지만 여름에도 너무 덥지 않고 공기가 맑다. ‘Live here, live long’이라는 말처럼 공기가 좋고 물이 좋아 주민들은 이 곳에 살면 오래 산다고 믿고 있을 정도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 지역 인구가 현재의 35만명에서 20년 후에는 300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택 및 토지 가격과 한인 현황
이 지역의 가장 큰 매력은 주택가격이 남가주 지역에서는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가주부동산협회(CAR)에 따르면 이 일대의 주택구입 능력지수는 38%로 남가주에서 주택을 구입하기가 가장 수월한 지역이다. 가주 전체의 평균 주택구입 능력지수가 19%, LA는 17%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절반 수준이다. 실제로 가장 최근 지난 3월 통계를 보면 하이 데저트 지역의 주택 중간가는 26만4,320달러로 남가주 주요 거주 지역 중 가장 낮다. 이는 가주 전체의 주택 중간가인 49만5,400달러에 비해 거의 절반 수준이다.
건평 1,200∼1,600스퀘어피트의 보급형 주택이 약 22만달러부터 시작하며 건평 2,000스퀘어피트 주택은 30만달러, 3,000스퀘어피트의 대형 주택도 35만∼40만달러 내외면 구입이 가능하다. 집 개발이 붐을 이루고 부동산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일부 주택 개발사들은 거주자가 아니면 집을 분양하지 않을 정도로 실수요자 위주로 판매를 제한할 정도다.
토지 역시 많이 올랐지만 그래도 LA와 오렌지카운티에 비하면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저렴하다. 땅이 넓다보니 토지 거리는 스퀘어피트가 아닌 에이커 단위로 이뤄지는 것이 보통이다. 한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필란 지역의 경우 2.5에이커가 기본인데 지역에 따라 6만∼8만달러에 거래가 형성되고 있다. 엘미라지 지역의 경우 5에이커가 5만∼6만달러이다. 빅토밸리 지역 토지의 경우 상수도와 전기시설은 갖추고 있으나 하수도는 소유주가 지하 오수 정화조(septic tank)를 설치해야 한다. 메인 도로인 395번 도로 선상에 있는 상업용 토지의 경우 3에이커가 45만달러 정도, 몫이 좋은 지역은 에이커당 20만달러부터 가격이 시작된다.
이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지역에 한인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만 8,000에이커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곳 한인 소유 땅만 여의도 면적의 10배가 훨씬 넘는 방대한 규모다. 서철민 럭키부동산 대표는 “토지 가격이 최고였던 91년 수준을 뛰어넘어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다”며 “80년대 말과 90년대 초의 토지 가격 폭락을 견딘 한인들은 앉아서 백만장자가 되는 등 대박을 터뜨린 한인들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LA나 오렌지카운티 주택 가격이면 이곳에서는 2.5나 5에이커 대지에 저택 수준의 주택에서 살 수 있다는 점도 분명한 매력 포인트”라고 말했다.


HSPACE=5

인구가 4,000명에 달하는 빅토밸리 지역에는 한인 반상회가 있어 매달 모인다. 한인 커뮤니티가 작다보니 한인 주민들은 수시로 만나 친목을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김병희 빅토밸리 한인회 이사장(뒷줄 오른쪽 끝)이 이웃 한인 주민들과 함께 친교를 나누고 있다.


한인 유입 꾸준, 4천여명 거주

▲한인 거주 현황
거주환경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2000년대 이후 한인들의 이주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한인은 4,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한국, 일본, 중국 식당이 있고 미장원과 비디오샵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업종은 다 있다.
한국 마켓이 없이 월남인이 운영하는 소형 마켓에서 한인들을 상대로 대목을 누리고 있다. 빅토밸리 한인회와 반상회가 있으며 한인 노인을 위한 경로대학도 있다.
이 곳 한인들은 장을 보러 40분 거리인 하시엔다 하이츠까지 가고 있어 한인 마켓이 오픈하기를 학수 고대하고 있다.



HSPACE=5

새로 완공된 주택. 건평 3,000스퀘어피트가 넘어 이 지역에서는 최고급으로 치는 이들 주택이 35만∼40만달러에 불과하다.


HSPACE=5

빅토밸리 지역에는 현재 대규모 주택건설 붐이 일고 있다. 현재 토지 기초공사가 진행중인 이 곳에만 주택 2,000채가 새로 건설된다.


HSPACE=5

20년을 이 지역에 거주해온 럭키부동산 서철민 대표가 주택단지 건설 등 부동산 개발이 한창인 빅토빌 지역의 한인 토지구입 지역을 가리키고 있다.

빅토빌 = 조환동 객원기자
도움말 - 럭키부동산 서철민 대표 (760)948-2778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