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거품론’ 우려 불구 가파른 상승 ‘핫’

2004-12-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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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갑신년 한해도 저물어간다. 올 한해 한인타운을 비롯한 캘리포니아주 부동산 시장은 끊임없는 ‘거품론’ 제기에도 불구하고 1년 내내 가파른 가격 상승을 이어갔다. 물론 지난 5월 이후 상대적으로 매물이 늘어나고 매매가 부진하는 등 마켓이 셀러 마켓에서 바이어 마켓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가주 주택 시장은 낮은 모기지 금리와 아직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여서 예년 같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꾸준한 가격 상승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 한해 한인사회 및 가주 부동산 뉴스를 정리하면서 한해를 되돌아본다.


되돌아 본 올해 부동산뉴스


주택가격 지속적인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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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론 우려에도 불구하고 가주 부동산 시장은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또 한번 가격과 판매량에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1. 가격이 바이어가 부담할 수 없는 수준에 달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가격면에서는 올 한해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했다.
가주부동산협회(CAR)에 따르면 지난 11월 현재 가주 내 주택 중간가는 47만3,260달러로 이는 무려 지난 36개월 동안 매달 두 자리수의 증가세를 유지한 것이다. 또 1년 전인 지난해 11월의 38만4,470달러에 비해서도 23.1%가 증가한 것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12월 가격 상승까지 감안할 경우 매달 집값이 1만달러 정도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판매량에서도 11월중 65만2,340채가 팔려 역대 11월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올 6월 이후부터는 가격이 피크에 달했다는 판단에 따라 바이어들이 너도나도 매물을 내놓으면서 매물이 크게 늘어났으며 최소한 바이어 입장에서는 ‘내놓기만 하면 팔린다’는 공식이 많이 붕괴된 것도 사실이다.


LA 한인타운은 콘도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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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타운에서는 자투리땅만 있으며 콘도가 들어서고 있다. 사진은 6가와 윌셔 사이의 윌튼 길에 최근 완공되거나 공사가 진행중인 3개의 콘도 단지.


2. 올해는 LA 한인타운에 콘도 건립 붐이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던 한해였다. 이에 따라 렌탈 아파트나 단독주택으로 제한됐던 LA 한인타운 주택시장에서 콘도가 제3의 주택 대안으로 떠올랐다.
부동산 시장의 호황과 타운 유입 인구의 꾸준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타운내 자투리땅마다 건립된 콘도가 20여곳에 달한다. 이들 대다수의 콘도는 대지가 8,000~1만2,000스퀘어피트에 유닛수도 10개 내외에 불과하지만 한인들의 고급화, 대형화 선호추세를 반영, 2베드룸은 40만달러 이상, 3 베드룸은 60만달러대를 호가한다.
LA 최고급 콘도 지역으로 꼽히는 웨스트 LA의 스퀘어피트당 분양가의 70%를 웃돌고 있다. 아직까지 낮은 주택금리에 외곽지역에서 한인타운으로 돌아오는 한인, 또 뭉칫돈을 들고 오는 신규 이민자로 인해 한인타운의 주택 공급이 부족한 것도 콘도 건축 붐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이다.

외곽지역 토지 구입 열기


3. 부동산 시장의 호황은 올해 한인들의 외곽지역 토지 구입 열기로 이어졌다. 한인들의 투자 열기는 LA와 라스베가스 중간지점으로 LA에서 북동쪽으로 80여마일, 15번 프리웨이 인근에 위치한 빅토빌, 필란, 애플밸리, 라플린과 캘리포니아시티 등 5개 도시에 집중됐다.
이 지역 한인회와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 지역에서 한인들이 구입한 땅은 1만에이커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는 서울 강남지역과 비슷한 면적이다. 이들 지역은 90년대 초부터 일부 한인들이 빈땅을 구입해 왔으나 당시는 실제 개발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태여서 피해를 본 한인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90년대와 비교하면 현재 이들 지역은 210번 도로가 확장되고 인구가 늘어나는 등 개발이 상당부분 진척돼 있어 투기보다는 장기적인 투자수단으로 구입되고 있다. 그러나 토지 투자의 경우 환금성이 낮은 상태에서 아직도 한인들은 상하수도, 인구 유입 등의 요건을 고려하지 않고 단기간 시세차익을 노리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망된다.


한국 부동산 구입 바람

4. 올해는 한국내 부동산 투자에 대한 한인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이는 한국 정부가 시민권 취득 한인을 비롯한 외국인에 대한 부동산 취득 및 투자 규정을 완화하면서 한국내 부동산 취득이 그 어느 때보다도 쉬워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한국 부동산 개발 및 건축회사들이 올해는 미주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한층 강화하고 있는 것도 한국 부동산 투자붐을 부채질하고 있다. 투자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다. 예전의 경우 오피스텔이 주류를 이뤘지만 현재는 토지와 오피스, 상가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지역과 일산, 분당 신도시에 건축되는 부동산 매물이 한인들을 대상으로 주로 판매됐다. 2007년 3월 완공을 목표로 경기도 일산 신도시에 건축되는 ‘웨스턴 타워’의 경우 미주 한인을 대상으로 한 첫 오피스 투자상품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내년 8월 완공될, 역시 일산 신도시에 세워지는 오피스텔인 ‘브라운스톤 일산’의 경우 총 1,069세대가 들어서는 초대형 규모이면서 1년간 임대수입을 보장해주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한인들을 공략하고 있다. 이들 한국 부동산 회사들은 무이자 융자, 분할 상환 등의 조건을 내놓으면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한국 투자시 미국과 마찬가지로 부동산을 유지하는데 따른 재산세나 등록세, 관리비 등의 금전적인 부담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대형 부동산 구입

올 한해는 한인들의 부동산 투자가 그 어느 때보다도 대형화되고 다변화되는 한해였다. 특히 올해 한인들이 구입한 골프장만 5, 6개에 달하면서 현재 남가주에서만 한인들이 최소한 18개의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다.
골프장 투자의 경우 상가와 대형 아파트 등 한인들이 전통적으로 선호하는 투자매물의 가격이 너무 올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투자로 선호되고 있고 로컬 뿐만 아니라 본국 투자가들도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 투자가 그룹인 ‘제이미슨 프라퍼티스’(대표 데이빗 이)의 경우 올해도 신규 오피스 건물을 지속적으로 매입하면서 소유하고 있는 오피스 면적이 1,200만스퀘어피트에 달해 LA카운티 최대의 오피스 건물 소유주로 부상했다. 제이미슨 프라퍼티스는 투자지역도 한인타운 윌셔 지역에서 벗어나 LA다운타운과 공항, 웨스트 LA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한인 교계도 올해 대형 성전 건물을 잇따라 매입했다. 나성한인감리교회(담임 송기성)는 6가와 팍뷰 스트릿 코너에 위치한 11층 건물, 건평 18만스퀘어피트의 구 호텔 건물을 1,050만달러에 매입했다. 또 주님의 영광교회(담임 신승훈 목사)도 그랜드와 워싱턴 코너에 위치한 올림픽 경기장인 ‘그랜드 올림픽 오디토리엄’을 2,500만달러로 매입했는데 이는 한인교회 건물중 단일 거래로는 가장 큰 액수다.


MTA 역사 및 앰배서더 호텔 개발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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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학교가 들어서게 될 앰배서더 호텔. 학교 건립이 한인타운 발전의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 차원의 대책이 요구된다.


올해는 LA 한인타운의 장래에 가장 큰 변수로 여겨졌던 MTA 역사와 앰배서더 호텔 개발 계획이 모두 확정된 한해였다. LA 한인타운 대동맥인 윌셔가를 가로지르는 MTA 역사의 경우 윌셔/버몬트 역사는 대규모 주상복합단지의 청사진이 확정돼 이미 시공에 들어갔다.
윌셔/웨스턴의 경우 시공은 내년으로 미뤄졌지만 고층 아파트와 대형 샤핑센터를 기조로 한 개발 계획은 이미 확정된 상태다. 또 윌셔/버몬트와 윌셔/웨스턴 역사의 규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윌셔/놀만디 지역에도 또다른 주상복합단지가 예정돼 있다. 한인타운내의 마지막 대형 금싸라기 땅으로 관심이 많았던 앰배서더 호텔은 소유주측인 LA통합교육구가 예정대로 초대형 초·중·고등학교를 건립하는 방향으로 확정이 났다. 윌셔 블러버드 방면 입구에는 커뮤니티 공원이 들어서 상시 개방되고 대형 수영장, 체육관, 축구장, 야구장 등 각종 스포츠 시설이 방과후에는 일반인에게 개방된다.


권리금 및 렌트 과열

올해 타운 경기는 다운타운과 한국 경기의 영향으로 시원찮았던 반면 권리금과 렌트는 천정부지로 솟았다. 식당의 경우 100만달러대를 돌파한 이후 200만달러까지 매매가 성사되고 있으며 비디오 업소 70만달러, 코인 런드리 60만달러, 커피샵 50만달러 등 최소한 비즈니스 매매에서는 셀러 마켓이 지속됐다.
업종마다 매출의 몇배에서 거래가격이 형성돼 왔던 배수공식도 무너졌다. 여기에는 한국에서의 자본과 인구 유입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자리를 잡고 있으며 이같은 현상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권리금과 렌트는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반면 장사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악순환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


조환동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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