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은퇴 풍속도 바뀐다

2004-11-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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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런 캐머론이 지난 1988년 벤추라 카운티 카마리요에 있는 실내 면적 2,100평방피트짜리 집을 28만달러에 구입했을 때 이 집이 16년 후에 은퇴 생활을 보장해줄 것으로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올해 47세의 캐머론과 함께 사는 역시 47세의 처크 다운스는 이 집을 60만5,000달러에 팔고 현재 오리건주 벤드에 10에이커의 넓은 땅을 구입, 새 집을 짓고 있다.

집 에퀴티뽑아 타주 넓은 땅에 새 집 건축
오리건·몬태나·텍사스 등 생활비 적게 들어
베이비붐 세대, 팜데저트 별장 구입 추세도

인력 관리 분야에서 일했던 캐머론과 그래픽 아티스트 출신인 다운스는 집을 지은 후에 파트타임으로 일할 계획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항상 저축만 하면서 살고 있다. 하지만 인생은 짧다. 저축한 돈을 쓸 기회가 있으리라는 것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캐머론은 말한다.
LA 지역 주택 소유주들 가운데 풍부한 에퀴티를 뽑아 조기 은퇴하거나 보다 저렴한 지역으로 이사,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요즘은 사람들이 꼭 은퇴 시기까지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은퇴했다고 완전히 일에서 손을 떼는 것도 아니다. 소셜 시큐리티의 앞날이 불확실한 가운데 사람들은 주택 시장을 연구하면서 40대 후반이나 50대초반에 모기지를 완납하고 생활비가 적게 드는 곳으로 이사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벤추라 카운티 콜드웰뱅커 에이전트 캐런 크래스너는 말한다.
“50만달러선에 팔 수 있는 집이 있으면 오리건주는 물론 텍사스 워싱턴 몬태나같은 주로 여유있게 이주할 수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에퀴티를 뽑아 은퇴 계획에 사용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모기지를 완납하고 은퇴 후 그 집에서 그냥 사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난 7년 동안 캘리포니아의 집값이 연간 최고 22%까지 급등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양상과 사람들의 인식은 바뀌었다.
“상당수의 베이비붐 세대들은 주식 투자를 바탕으로 조기 은퇴를 꿈꾸고 있었다. 그러나 주가가 폭락하면서 저축한 돈의 거의 3분의 1을 잃은 이들은 이 돈을 주식시장꺼내 부동산에 투자했다”
가주 부동산협회의 수석 고문 네이턴 부스는 설명한다.
은퇴라는개념도 크게 변하고 있다.
과거의 은퇴자들과는 달리 요즘 은퇴자들은 훨씬 건강하고 교육 수준도 높다. 따라서 기회도 많고 선택의 폭도 넓다.
상당수의 은퇴자들은 근무 시간을 줄여 65세 이후에도 일을 계속한다. 보다 긴 기간 더 많은 모기지를 내는 것이 가능하다.
캐머론과 다운스는 라이프스타일을 전환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대표적인 케이스다.
오리건같은 곳에 넓은 땅을 사서 커스텀 홈을 짓는 비용은 약 60만달러로 LA 지역의 주택 가격과 비슷하다.
팜데저트나 팜스프링스같은 사막 지대에 세컨드 홈을 구입하는 것도 베이비붐 세대의 또 다른 추세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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