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음악과 춤으로 알라를 만난다

2006-11-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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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의 이색적인 예배의식 세마, 폭력 배격하고 사랑 강조

세마(SEMA)는 음악과 춤을 통해 신의 의지에 따른 진실의 세계에 도달하는 이슬람의 예배의식이다. 불교에서 참선을 통해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나 비슷한데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세마에서는 신의 의지 세계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다. 이슬람 신비주의(수피즘) 교단의 하나로 13세기 메블라나라는 시인에 의해 창립되었으며 그의 추종자들을 ‘회전하는 수도자’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세마 의식은 빙빙 도는 형식에서 절정을 이루기 때문이다. 그는 음악과 춤은 인간을 모든 고통에서 해방시키며 자아를 버린 경지에서만 신의 뜻을 터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슬람교의 신비주의는 금욕생활과 엄격한 수련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요즘 이슬람 세계에 번지고 있는 원리주의와는 전혀 달리 이교도를 배격하지 않고 모든 인간을 사랑하는 것이 알라의 뜻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원리주의자들의 미움을 받고 있다. 그래서 세마는 터키 등 비교적 개방된 이슬람 국가에서만 존재하며 이란이나 사우디와 같은 원리주의가 판치는 곳에서는 금지되어 있다.
이슬람은 크게 수니파와 시아파로 나뉘어진다. 수니파가 이슬람의 90%를 차지하고 시아파는 10%에 불과하다. 시아파를 국교로 삼고 있는 나라가 이란이며 이라크 무슬림의 70%도 시아파다. 요즘 미군에 대항해 봉기한 사드르라는 이라크 종교지도자도 시아파에 속한다. 그러나 격전을 벌이고 있는 후세인 지지세력의 팔루자 지역은 수니파가 장악하고 있다.
이 시아파의 원조이며 모하메트의 사위인 알리가 이슬람교의 신비주의자였다. 그는 신비주의를 믿는다는 이유 때문에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암살 당했다(AD661). 알리의 아들 후세인도 피살되었다. 이들이 죽은 곳이 이라크의 카발라와 모술이기 때문에 성지로 변해 미군의 이 지역 점령에 신경이 예민하다. 물론 알리가 믿은 신비주의는 음악과 춤의 세마가 아니다. 엄격한 수도승 개념과 비폭력주의를 지향했었다. 오늘날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등 폭력단체가 시아파인 것은 역설적인 현상이다.
세마의식은 7장의 음악으로 이루어진 예배형식이다. 만돌린처럼 생긴 우드, 피리 비슷한 네이라는 악기와 심발로 연주되는데 일정한 멜로디가 되풀이되며 시계방향으로 돈다. 약 1시간 계속되는데 제5장에 이르러 수도자들이 오른손으로 하늘을 왼손으로 땅을 가리킬 때가 피크다. 우주는 사랑이고 사랑은 신의 뜻이라는 메시지를 터득하는 순간이다. 빙글빙글 도는 이유는 우주의 만물은 윤회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세마는 이슬람의 또다른 얼굴이며 우리가 전혀 모르던 이슬람의 평화 사상 표현이다. 세마가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에게 배척 당하고 있는 현실은 종교에서도 강경파가 주도권을 잡으면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세마의 본고장은 터키의 경주로 불리는 콘야다. 해마다. 12월초가 되면 시인 메블라나가 태어난 이곳에서 세마축제가 열리며 세계에서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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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를 버리라. 그러면 당신은 신의 목소리를 듣게 될것이다.”이슬람의 신비주의 종파에 속하는 ‘세마’의식. 이들의 목표는 폭력배격이며 인간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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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마에 동원되는 악기는 작은 북과 만도린 모양의 우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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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들에게 인사하는 세마 공연자들. 검은 겉옷은 속세를 의미하며 속에 흰옷을 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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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어로 쓰여진 알라. 모든 행사에서 이 글자를 볼수 있다. 알라는 마호멧에게 아랍어로 계시를 내린것으로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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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열리는 세마축제. 이스탄불등 터키 곳곳에서 불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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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마의 본고장인 터키의 콘 야. 파란 사원탑이 이들의 상징이다. 콘 야는 시인 메블라나의 고향. <자료사진>

세상만사는 윤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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