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겁없이 망치 들면 오히려 손해

2004-10-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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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직접 집수리 인기 불구
한계 알아서 전문가에 맡겨야

미국의 집주인들은 웬만한 집수리는 혼자서 한다. 꼭 수리가 필요해서 망치를 들기도 하지만 집을 더 멋지고 살기 좋게 만들기 위해 즐겁게 소매를 걷어붙인다.
책을 보거나 홈 디포나 로우등 홈 임프루브먼트 업소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서 혼자서 잘도 일을 처리해낸다.
지난해 미국에서 집수리 및 개수에 들어간 전체 1,770억달러중 20% 가량은 집주인이 직접 일을 하면서 재료나 공구 구입에 들어간 돈이다. DIY(do- it-yourself)에 의한 크고 작은 홈 임프루브먼트 프로젝트로 무려 30억달러가 소요됐다. 특히 최근에는 ‘트레이딩 스페이시즈’ ‘익스트림 메이크오버’ 등 TV도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어 DIY 프로젝트는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를 쓰지 않고 본인이 직접 하는 이유는 돈을 절약하자는 것. 관련 업계 조사에 의하면 전문가를 쓸 때 보다 비용이 3분의 1밖에 안든다.
그러나 본인이 직접 하다가 일을 그르치면 자재도 낭비하고 잘못된 일을 바로 잡기 위해 결국 전문가를 부르는 이중경비를 치러야 한다.
주택수리서비스업체인 ‘하우스 닥터’에 의하면 걸려오는 전화 10통중 하나는 리모델링 작업을 하다가 망쳐버린 집주인의 다급한 S.O.S이다. TV서 보는 것처럼 쉬운 줄 알고 덤벼들었다가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겉으로 볼 때와는 다르게 실제 작업에는 상당히 어려운 점이 많이 따른다.
이런 낭패를 면하기 위해서는 일이 잘못됐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를 자문해보는 것이 좋다. 수도관에서 물이 새는 것을 고치려다 플로어 전체를 물에 적시게 하는 일이 종종 있다.
또 자신의 능력과 경험을 정직하게 평가하고 일을 완전하게 끝내기 위해서는 얼마나 시간이 드는지도 평가해봐야 한다. 본인이 직접 하려다가 일이 일그러지는 대표적인 사례들은 다음과 같다.
▶타일 수리-타일 한 개가 상했는데 이를 고치려다가 결국은 플로어 전체 타일을 바꾸는 경우가 종종 있다. 타일 한 두개에 금이 갔다고 얕보고 덤벼서는 안된다. 금이 간 타일을 제거하기 위한 도구가 있어야 하고 낡은 그라우트를 긁어낼 도구도 있어야 한다. 새 타일을 자를 도구도 필요하다.
▶욕조 및 샤워 코킹-치약 튜브 짜듯이 쉬운 것 같지만 실제로 해보면 그렇지가 않다. 코킹 끝을 정확한 크기와 각도로 자르지 않으면 사방에 들어 붙어 엉망이 된다.
▶드라이월 수리-문고리에 찍혀 생긴 구멍을 메우는 일이야 전문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솜씨 없는 집주인이 잘 못 건드렸다가는 3인치 짜리 구멍을 3피트 짜리 동굴로 만들어버리는 수도 있다.
▶드라이월 달기-간단한 것 같지만 아주 무거워 최소한 두사람이 있어야 다룰 수 있다. 스크류 헤더가 너무 깊이 박히면 종이카버링을 찢어버려 힘을 받지 못한다. 그리고 드라이월이 연결되는 사이를 메우고 매끈하게 샌딩하는 작업은 어렵다.
▶플로어 표면 되살리기(resurfacing)-회전 샌더를 렌트해서 갈고, 스테인을 사서 칠하면 된다. 말은 쉽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초보자는 일을 망치기가 십상이다. 샌딩할 때 생기는 먼지는 어떻게 처리할 것이며 잘 못 샌딩하여 패면 어떻게 할 것인가. 몇 시간이 아니고 몇일이 걸리는 작업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스테인이 마르는데는 몇시간으로는 어림도 없다.
▶전기작업-본인이 직접 손을 대는 경우는 드물지만 가끔 용감한 집주인도 없지 않다. 합선 등 위험이 많기 때문에 가능한 전문가를 부르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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