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정신질환 스스로 키운다 존스홉킨스대 이호창 교수 지적
2004-10-05 (화) 12:00:00
정신질환을 앓는 한인은 타인종과 인구비율에서 비슷하지만 치료를 기피해 병을 악화시키는 사례가 훨씬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존스홉킨스대 의과대 이호창(미국명 벤자민 이) 교수는 지난 1일 열린 ‘아시안 아메리칸 정신건강 학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한인들은 정신질환을 수치스럽게 여겨 제때 병원 치료를 받지 않아 병이 발견될 때는 이미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와 한인 정신과전문의 협회(AKAP; Association of Korean American Psychiatrist)는 미 위생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인 성인의 39%, 노인 인구의 20% 가량이 우울증에서부터 정신착란까지 다양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으나 정작 6%만 치료를 받고 4%와 8%는 정신과 의사 및 목사 등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 교수 등은 한인 정신질환자들은 특히 문화차이에 따른 우울증, 알콜중독, 걱정·근심 등을 가장 많이 겪는다고 밝혔다. 또 한인 환자들이 병원을 찾지 않는 이유는 정신질환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다(71.2%), 문화적으로 정신질환을 수치스럽게 여긴다(66%),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61.5%) 등으로 분석됐다. 또 자신의 정신력을 믿거나 정신질환치료기관을 모르거나 전통의학을 이용하는 것 등도 병원을 찾지 않는 이유로 꼽혔다.
한인 정신과 전문의들은 한인 의사들 뿐 아니라 미 주류사회 의료기관에서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 환자들의 문화적 원인을 이해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인들이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을 그냥 ‘화병’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환자 자신이 이겨내야 하는 문제라고 느끼는 문화적 차이를 이해해야만 한인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