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밀어버리고 새로 지어볼까?

2004-10-0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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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경기 좋을 때는 ‘남는 장사’
돈보다 ‘꼭 마음에 드는 집’이 중요

동네는 마음에 드는데 집이 마음에 안 든다. 너무 옛날에 지은 집이라 요즘 보기에는 초라하다. 괜찮아 보이는 집은 가격이 너무 비싸고 그 나마 꼭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다. 집 사러 다녀보면 언제나 이런 마음이 든다. 완벽한 집을 구할 수는 없으므로, 집을 사면서도 대부분의 바이어들은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한다. 그러나 살고 싶은 동네서 마음에 꼭 드는 집을 고집하는 사람들도 있다. 마음에 꼭 드는 완벽한 집. 그런 집을 갖는 방법은 원하는 동네서 오래 되고 작은 집을 사서 허물어 버리고 마음에 들도록 새 집을 짓는 것이다.

헌집을 밀어버리고 새 집을 건축하는 일이 많은 바이어들에게는 엄두가 나지 않지만 실제로 그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야심만만한’ 바이어들은 적지 않다.
프랭클린 부부는 2년 전 뉴저지주 테나플라이에 있는 85만달러짜리 집을 샀다. 방 두 개에 배스룸이 둘인 랜치 스타일의 집이었는데 완전히 허물어 버리고 새 집을 멋지게 짓기로 했다. 이 부부는 자신들의 드림 하우스를 신축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처럼 완전히 새로 짓는 야심만만한 주택 소유주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전국 주택건축업협회에 따르면 매년 5만채의 집이 철거된 뒤 신축된다.
그러면 헌집 사서 헐고 새 집 짓는 일이 재정적인 관점에서 볼 때 해볼 만한 일인가? 집값이 계속 상승해 왔던 최근 수년 동안에는 확실히 ‘남는 장사’가 됐다. 하지만 주택 경기가 김이 슬슬 빠져나가고 있는 요즘이라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물론 이같은 상황에서도 주의해서 일을 진행한다면 이익이 될 수도 있다. 리얼티타임스.컴의 피터 밀러는 “신축한 집의 가치가 헌집 매입가와 철거비용, 신축비, 그리고 신축에 따른 적정한 수준의 보상을 합한 액수는 넘게 된다면 해 볼만하다”고 설명한다.
철거와 신축의 수고에 대한 보상으로 헌집 매입가의 10~20%가 나오면 ‘남는 장사’가 될 것이다.
철거와 신축에는 종종 복잡한 일이 개입된다. 로컬 조닝국이나 플래닝 커미셔너에게 관련 규제사항이 없는지 먼저 확인해 보는 것이 순서다.
지역 환경 보존운동가들과도 신축문제를 상의해 보는 것이 현명하다.
그리고 헐고 신축하는 문제를 단순히 돈의 관점에서만 판단할 성질은 아니다. 컬럼비아 대학의 부동산 교수 크리스토퍼 메이어는 ‘내가 짓는 새 집을 정말로 좋아할 수 있는가?’를 자문해 보라고 권한다. 새로 짓는데 따른 궁극적인 보상은 그 집에서 사는 것 자체라는 것이다.
프랭클린 부부의 새 집을 짓는 ‘대장정’은 성공할 수 있을까? 이 부부는 헌 집을 밀어낸 넒은 터에 8,000스퀘어피트의 지중해식 저택을 지을 계획인데 공사비로 150만달러를 잡고 있다. 내년 봄 완성되면 새 집의 가치는 300만달러는 될 것이라고 이들은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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