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 바이어 마켓일때 바이하자 ‘

2004-09-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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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바야흐로 주택시장이 바이어 마켓으로 완전히 돌아섰다. 우리 사무실에는 주택 리스팅 소개 플라이어가 각 에이전트의 메일박스에 매일 매일 쌓이고 팩스 홍보와 전자메일을 통한 리스팅 판촉활동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리스팅 에이전트들은 대기 매물을 빨리 처분하기 위해 바이어를 대는 에이전트의 커미션을 3%로 상향 조정하는 것은 다반사다. 리스팅만 팔린다면 자신의 커미션 몫이 2%든 1.5%든 게의치 않는다는 것이다.
리스팅을 주로 하는 에이전트들은 요즘 할 일이 너무 많다. 주택 시장의 급변화에 따라 그동안 주택 처분을 망설였던 셀러들을 설득해 리스팅을 받으면서 커미션도 최소한 5% 이상을 받아야 하며 리스팅 가격도 현실을 감안해 셀러들이 원하는 가격에서 5-10% 정도 내려 받아야 한다.
기존 주택 뿐만 아니라 새 집 분양에 대한 열기와 관심도 뚝 떨어졌다. 지난 5,6월까지만 해도 빌더들은 고압적인 자세로 분양을 해왔다. 분양 매물보다 대기 바이어들이 수십배는 많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인들이 선호하는 풀러튼의 아메리지 하이츠내 한 빌더는 171채의 콘도 단지를 조성하면서 분양시기를 수십차례에 나눠 한 단계 지날때마다 가격을 몇천달러 심지어는 2주 사이에 2만여 달러를 인상하곤 했다. 2년여전 최초 분양가 33만달러선이었던 콘도 모델은 지난 5월 46만달러까지 올랐어도 누구 하나 불평없이 분양을 받았었다.
필자는 이 콘도 분양에 적극적으로 나서 이미 10개의 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었다. 이런 분양 실적을 인정받아서인지 몰라도 세일즈 오피스에서 오는 10월말 입주예정인 2개의 분양 매물 에스크로가 깨졌으니 손님이 있으면 데려오라는 연락을 최근 받았다.
2개 매물의 분양가는 새 집을 사자마자 시장에 내놓은 리세일 주택가격보다는 무려 5∼6만달러나 저렴했지만 이 분양 매물에 관심을 갖는 손님을 찾기가 무척 어려웠다. 결국 한개는 한 고객에게 투자용으로, 나머지 한개는 필자가 구입했다.
물론 빌더는 필자의 요청에 따라 냉장고를 비롯해 세탁기, 건조기와 1만달러 상당의 크레딧을 기꺼이 제공하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바이어 마켓이라고 해서 바이어들은 언제까지나 기다릴 수는 없을 것이다.
마냥 기다린다고 가격이 기다린 만큼 큰 폭으로 떨어지거나 이자율이 지금보다 더 좋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이자율이 낮고 남가주 전체적으로는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 물량이 달리는 데다 주택 건설비용이 엄청나게 오른 현실을 곰곰히 따져 봐야 한다. 현재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진 주택시장에서 좋은 조건과 가격으로 주택을 잘 구입하는 것도 결국 바이어의 몫인 셈이다.

하워드 한
<콜드 웰 뱅커 베스트 부동산>
(714)726-8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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