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리스팅때 지역시세 리포트 없으면 ‘글쎄’

2004-09-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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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매매시 에이전트 선정 고려사항

전통적으로 가을은 봄에 이어 미국에서 주택 매매가 가장 활발한 시기이다.
주택을 매물로 내놓기 전에 주택이 잘 팔릴 수 있도록 수리할 것은 수리하고 좋은 인상을 줄 수 있게 단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올바른 에이전트의 선택이다. 미국 부동산 업계에서는 올바른 에이전트의 선택은 매매 성공의 50% 이상을 차지한다고까지 한다. 한인들의 경우 친인척이나 아는 사람의 소개를 통해 만난 에이전트에게 리스팅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미국인 셀러들은 리스팅 계약을 하기전 에이전트의 자질과 경험을 꼼꼼하게 살펴본다. 전국부동산협회(NAR)가 권고한 에이전트를 선정하기전 확인해야 할 조항들을 살펴본다.

▲리스팅 가격
대부분의 주택소유주들은 자신의 주택이 받을 수 있는 가격을 과다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또 ‘내 집이 이 정도는 되겠지’라는 막연한 희망 가격을 갖고 있는데 이는 지역시세와는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실력이 있는 에이전트라면 고객에게 지역시세 조사(comp-arative market analysis)에 대한 서면 보고서를 제공한다.
이 보고서에는 최근 매물로 나온 비슷한 크기와 시설의 주택 리스팅 가격과 최근 매매가 끝난 판매 가격 등이 포함되게 된다. 또 팔리지 않아 리스팅 계약이 끝난 주택 가격 정보도 포함된다. 최근 몇개월간 남가주 지역에서 주택매물이 급증하면서 리스팅 가격을 정할 때 지역시세를 참조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만약 에이전트가 서면 보고서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미국인 고객들은 에이전트의 자질을 의심하거나 고객에 대한 성의가 없다고 해석한다.
▲에이전트 실적
미국에서 고용주들은 신규 직원을 채용하기전 전 직장 상사 등에 대한 연락처를 요구한다. 직접 일을 같이 해본 전 고용주만큼 이 직원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탑 에이전트들은 신규 고객과 만날 때 최근 판매한 주택 정보(주소, 판매가격 등)와 셀러의 연락처를 자발적으로 제공한다. 많은 미국인 고객들은 에이전트를 선정하기전 이들 셀러를 통해 에이전트의 자질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습관화돼 있다.
▲에이전트 경험
에이전트가 얼마나 부동산 업계에 종사해 왔으며 풀타임 에이전트인지, 파트타임 에이전트인지 등을 확인한다. 고객이 살고 있는 지역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는지, 부동산 관련 코스는 어떤 것들을 이수했으며 특정 분야의 전문 자격증이 있는지 등도 물어보는 것이 좋다. 신참 에이전트라고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신참 에이전트들은 고객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더욱 열심히 뛰기 때문이다. 에이전트가 속한 회사가 얼마나 오래됐으며 에이전트는 몇 명이나 되는지 등도 확인사항이다.
▲리스팅 기간
통상적으로 부동산 업계에서 독점 리스팅 기간은 90일이다. 일부 에이전트는 매물이 증가하고 있고 인터넷 리스팅 서비스인 MLS에 게재하는 기간 등의 이유로 6개월을 요구하기도 한다. 만약 6개월 리스팅 계약에 서명할 경우 90일 이후에는 아무런 조건없이 해약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삽입하면 된다.
▲리스팅 숫자가 능력의 척도는 아니다
일부 에이전트는 리스팅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을 능력의 척도인 것처럼 자랑한다. 물론 리스팅을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지난 몇 년간의 셀러스 마켓에서 리스팅 확보는 가장 확실한 성공의 보증수표였기 때문에 아직도 많은 에이전트들이 많은 리스팅을 확보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고객 입장에서는 필요할 때 에이전트와 통화할 수 있고 시간을 할애받을 수 있는지 등이 중요하다. 리스팅을 몇개 갖고 있는 것 보다는 몇 명의 개인 어시스턴트를 고용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 질문일 것이다.
▲커미션
최근 전국부동산협회 조사에 따르면 전국 평균 커미션은 5.1%로 나타났다. 이는 몇 년전의 6∼7%에서 다소 하락한 것으로 저렴한 커미션을 무기로 내세우는 부동산 회사들이 많이 탄생했고 에이전트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하기 때문이다. 리스팅을 따내기위해 3∼4%의 커미션을 제시하는 등 출혈 경쟁을 유도하는 에이전트는 조심해야한다.
에이전트에게 1%는 큰 차이다. 1∼2% 커미션을 깎느니 적절한 커미션을 주면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는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바이어 에이전트 입장에서도 2%를 받을 수 있는 주택보다는 2.5%나 3%를 받을 수 있는 주택에 더욱 신경을 쓰게 마련이다. 자신보다 바이어 에이전트에게 더 많은 커미션을 주라고 권하는 에이전트는 진정한 프로급이다.
▲마케팅 전략
1급 에이전트들은 주택을 팔기 위해 다각도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다. 인터넷 MLS에 리스팅을 게재하는 것은 기본이다. 최근에는 MLS 리스팅이 전국부동산협회(NAR)가 운영하면서 전국 주택바이어의 70%가 접속하는 www.Realtor.com에 자동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MLS 게재는 특히 중요해 졌다.
1급 에이전트들은 또 자체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한달에 최소한 한번은 주말에 오픈하우스 행사를 갖는다. 또 지역 언론에 자비를 들여 매물을 소개한다. 수천달러를 벌기위해 수백달러도 투자하지 않으려는 에이전트는 매물을 줄 가치가 없다.

<조환동 기자> john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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