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예수님이라면 무슨차를 타셨을까”

2004-09-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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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3-4년 전이었을까? 텐트를 차체에 부쳐서 그 안에서 잠잘 수 있는 ‘아즈텍’이란 차가 새로 나오자 캠핑을 좋아하는 남편은 그 차가 지나갈 때마다 관심을 보이더니 어느 새 그의 드림카로 삼았다.
차를 갈 때도 되고 이자율도 낮아진 김에 우리는 아즈텍을 구입했으나 SUV란 차가 일반 승용차보다 개솔린 소모율이 평균 30%나 더 높고, 그로 인해 일어날 환경오염 또한 1/3이 더 늘어난다는 사실 때문에 마음이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이렇게 해서 차를 결정했지만 “예수님이라면 무슨 차를 타고 다니셨을까?(What would Jesus Drive?)”
이 말은 내가 지어낸 말이 아니고, 자동차로 인한 환경오염의 위험을 홍보하고 개솔린 절약을 교육시키기 위해 1993년에 결성된 환경 선교단체가 내건 슬로건이다. 이 단체에서는 자동차 매연 때문에 급증하는 어린이 천식과 사산아 및 기형아의 출생뿐만 아니라, 지구가 더워지면서 초래하는 자연의 파괴와 농산물 생산의 감소, 그 밖에 석유 생산지를 쟁탈하기 위한 전쟁의 불가피성을 지적하며, 이런 문제들에 대한 기독교의 가르침을 역설하고 있다.
2002년 2월부터는 구체적으로 기독교인들이 어떤 자동차를 구매함으로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가를 교육시키며 이런 활동을 밑받침하는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제시해오고 있다. 이들은 2002년 11월에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디트로이트에 모여 자동차회사 중역들과 각계 종교 지도자들을 초청하여 환경 오염과 오일 절약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2003년 4월에는 신문, 잡지 TV 라디오 등 매스컴을 통해 다음의 현황을 발표하고 개솔린 절약을 호소했다.
1. 미국 가정 60%가 2대 이상의 차를 소유하고 19%는 3대 이상이다. 2. 개인 소유 자동차의 1/3 만이 직장 출퇴근에 쓰인다. 3. 1970년 이래로 인구는 39% 늘었지만 차량운행거리는 149%가 늘었다. 4. 출퇴근시의 차량 4대중에 3대는 승객이 한 명이다. 5. 현재 인기가 높은 SUV, 밴, 픽업 트럭은 일반 승용차보다 1/3정도 개솔린을 더 쓴다. 6. 공공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사람은 인구의 5%도 채 안 된다.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은 우리들에게 어떤 ‘설교’를 하셨을까? 감히 그 분의 마음을 헤아려본다.
“많이 걷고 웬만한 곳엔 자전거를 타시오. 가능하다면 집에서 가까운 데 일자리를 찾아 버스 타고 일터에 가는 습관을 키우시오. 만일 그것이 어려운 여건이라면 합승할 상대를 찾아, 친구로 사귀기도 하고 오가며 전도의 기회를 삼을 수 있지 않겠소? 정 할 수 없다면, 당신들 100명 가운데 1명만이라도 1주일에 하루 운전을 안 한다면, 한 해에 4.2억 갤런의 개솔린을 절약함으로써 이산화탄소 84억 파운드의 생산을 막을 수 있소. 바로 이런 일들을 행함이 이 시대에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큰 일 중에 큰 일이라오.”

김 준 자 <그레이스제일 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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