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각장애인에 ‘등불’ 필요해요”

2004-09-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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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회 간증집회 LA방문 신인식 목사

각종 책·신문 들려주는 ‘종달새전화도서관’
미주 한인들도 무료 서비스 받도록 노력중
‘한국판 브레일 인스티튜트’ 만드는게 목표

“LA한인 시각장애인 사회에 한국의 종달새전화도서관을 알리고, 한국엔 현지상황에 맞는 시각장애인 문화시설건립을 계획하는 단계에서 브레일 인스티튜트에 대해 집중 연구하기 위해 왔습니다”
이달 초부터 순회간증집회를 겸해 LA를 방문중인 한국시각장애인선교회장 신인식 목사(50·충정교회 담임)는 방문의 또 다른 목적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지난 1999년 신 목사가 직접 세우고 현재까지 관장으로 운영중인 한국종달새전화도서관은 시각장애인들이 도서와 신문 등 각종 자료를 전화로 들을 수 있는 무료무형도서관. 현재 350여권의 일반도서와 400여 잡지 내용이 낱낱이 녹음돼 있고 2년치 QT 자료와 성서강좌 약 300여 시간 분량이 녹음돼 있다. 또 일간지로는 한국일보의 한국판 전면이 매일 업데이트 돼 언제든 기사를 선택해 접할 수 있다.
신목사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서 하루 4,000여명이 이용, 2,000여명이 동아리서비스를 통해 교류하고 있지만 미주한인이 이용하려면 아직까지는 국제전화를 이용해야 하는 실정.
“얼마 전 LA에서 10달러 짜리 전화카드로 사용해 보니 약 300분 이용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는 미주에서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시각장애인을 위한 370여 개의 취미반과 교육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LA 브레일인스티튜트도 한인들에게는 언어와 문화의 장벽 때문에 ‘그림의 떡’이라는 것을 절감했다”고 지적하고 “어떻게 우리에게 맞는 이런 기관을 세우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각장애인 인재들을 발굴, 계발할 수 있는 지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신 목사의 계획은 평소 특별히 시각장애인을 위해 시급히 확보돼야 할 사항으로 문자생활 불편으로부터의 탈출과 자유로운 이동력 확보, 그리고 질 높은 자녀교육을 꼽아온 그의 오랜 철학에서 비롯됐다.
“평생 시각장애인 아버지의 능력을 인정하고 존경하던 존 메이저는 영국의 총리가 된 후 시각장애인인 데이빗 블런킷을 교육부장관에 임명했고 후일 내무부장관까지 지내게 됐다. 또 러시아의 혁명가 레닌도 함께 투쟁하다 투옥돼 시각을 잃은 동료를 위해 훗날 정권을 잡은 뒤 시각장애인 복지정책을 펼쳐 러시아는 지금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안과의학과 시각장애인 복지정책을 갖고 있는 나라”라고 강조한 그는 “악순환이 연속되는 장애인의 궁핍한 삶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장애부모에게서 태어난 비장애 자녀들이 질 높은 교육을 받아 사회에 목소리를 내는 길 뿐”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현재 신 목사 부부는 서울서 활동하면서 1남 1녀 고교생 두 자녀를 LA지역 고교에서 조기유학을 시키며 스스로 생활비를 마련해 학교생활을 하도록 양육하고 있다. “이번 LA집회에서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자녀교육을 통한 “모두 예수 믿고 잘 살고자 하는’ 부모들의 소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빈곤가정 4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신 목사는 4세 때 넘어져 실명한 후 이 때부터 고교과정 까지 신문, 껌, 볼펜 등의 행상과 야간 숙직실경비와 연탄불갈기, 전화교환 등의 일을 하며 고학했던 의지의 주인공으로 KBS TV의 인간승리 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다.
신인식 목사의 LA간증집회 일정은 ▲10일(금) 오후 7시, 나성제일교회, (213)388-7101 ▲12일(일) 오후 2시, 나성평화교회, (818)365-7777 ▲15일(수) 오후 6시, 나침반교회, (714)826-6245 ▲19일(일) 오후 2시, 그라나다힐스한인교회, (818)360-1339 ▲22일(수) 오후 7시30분, 코너스톤교회, (310)530-4040등이다. 종달새전화도서관 번호 011-8260-704-5500, www. jongdal.or.kr

<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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