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쉼이 있는 삶이 되기를

2004-09-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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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은 노동절(Labor Day) 연휴였다. 많은 휴일가운데 그 날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민자들 가운데서 목회자로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이민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직장 생활이나 전문 직종에 종사하기보다는 두 부부가 함께 나가서 일해야 하는 소상인(small business)들이다. 이들은 일년 내내 가게를 닫지 못하기에 휴가라는 것을 갖지 못하고 살아간다. 십년이 지나도 휴가 한번 가지 못하고 살아가는 이민자들을 많이 만나보게 되었다.
쉼이 없이 살아가는 교인들을 바라보면서 그들을 위하여 목사로서 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였다. 한 가지는 가능한 한 내가 갈 수 있는 휴가를 반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부지런히 휴가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일이었다. 전자는 다만 그들과 함께 어려움도 나누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면, 후자는 그들의 삶에 소중한 활력이 주어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바람 때문이었다. 비록 여러가지 여건이 어렵지만 미리 준비하고 노력하면 휴가를 갈 수 있다는 사실과 함께 쉼이 있는 삶이 절실히 필요함을 역설하여왔다. 의미있는 삶을 위하여는 휴식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함께 나무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 사람은 하루 종일 나무 패는 일을 쉬지 않고 열심히 땀을 흘리며 저녁까지하였다. 하지만 다른 사람은 가끔 쉬면서 일을 하였다. 저녁때 일한 분량을 재보니 뜻밖에 두번째 사람의 일의 양이 더 많았다. 첫째 사람은 항의하듯이 그 결과를 받아들이지를 못하면서 어떻게 놀면서 일한 사람이 놀지 않고 일한 나보다 더 많이 할 수 있느냐고, 무엇이 잘못된 것이 아니냐고 항변하였다. 어떻게 놀면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느냐고 묻자 두번째 사람은 “나는 쉬는 동안에 내 도끼 날을 갈았소”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이제는 지도력에 관한 책으로는 고전처럼 여겨지는 ‘성공적인 사람의 일곱 가지 습관’을 쓴 스티븐 하비(Stephen R. Harvey)는 그의 책 마지막에 ‘톱의 날을 갈아라’는 부분을 쓰고 있다. 성공적인 삶을 위하여는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인 면에서 쉼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쉼은 회복이나 재창조와 연결되어 있다. 하비가 이야기하는 네 가지 영역에 한 가지를 더하고 싶다. 추억의 영역이다. 어린 자녀들과 여행하며 아름다운 추억들을 공유하는 것도 의미있는 삶을 위하여 대단히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주일날 교회를 출석하기 위하여 한번도 휴가를 가지 못했다는 교인들을 여러 번 대한 적이 있었다. 그 분들의 신앙심에 큰 감동을 가지면서 이렇게 말씀을 드렸다. “일년에 한두 번 휴가지의 다른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도 귀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노동절 연휴에는 여행으로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들의 숫자도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를 드린다. “하나님, 늘 쉼이 부족한 저들의 삶 속에 새로운 활력과 건강의 축복을 허락해 주시고 보람된 삶을 오래오래 살게 하소서”

림 형 천 목사 (나성영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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