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배수자씨의 세계 여행기 (3)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2004-08-26 (목) 12:00:00
크게 작게
베트남 항공으로 사이공을 출발, 1시간 30분만에 캄보디아에 도착했다.

앙코르 와트와 앙코르톰은 캄보디아의 시엡립에 있는 오백년 전 앙코르 왕조 시대에 크메르인에 의해 300여년에 걸쳐 건축된 사원이다.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속할 정도로 전체가 100% 순수 자연석 사암으로 세워진 신비의 건축물이다. 심지어 지붕과 천장까지 돌을 쪼아 조립했다.

이곳은 페루의 마츄피츄의 발견과 마찬가지로 밀림 속에서 오백년 동안 묻혀 있다가 우연히 프랑스 신부에 의해 1861년에야 세상에 그 찬란한 모습을 드러냈다.


적을 방어하기 위해 해자(인공호수)로 둘러진 한 변의 길이가 3.2km인 네모꼴 도시인 앙코르 톰과 신전으로만 사용된 앙코르 와트가 이웃해 있었다. 앙코르 와트 건물은 7톤 짜리 기둥이 1,260개나 되며 서고, 신전, 실내풀장을 잇는 계단들이 복잡하다. 800m나 되는 회랑 벽에는 전설에 나오는 인물들과 그 당시 생활상 등이 상세하게 양각되어 있었다.

왕궁의 방들은 힌두교 이야기에 나오는 신들의 조각으로 가득 차 있고 힌두교와 불교가 어우러진 예술품으로 세계의 불가사의로 뽑히기에 손색이 없다.넓은 벽면 안 밖으로 어찌 그 많은 작품들을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조각 할 수가 있을까?

눈부신 도시와 사원, 앙코르 톰과 앙코르 와트를 건설한 크메르족은 페루의 잉카인처럼 갑자기 역사에서 사라졌다. 그들은 왜 한줄기의 기록도 남기지 않고 100만이 넘는 사람이 하루아침에 어찌 갑자기 모습을 감추었을까? 그들이 사라지고 500년 동안 텅 빈 도시로 버려진 일은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다.

아침 7시 시엡립을 떠나 차로 2시간만에 톤레삽 호수에 도착했다. 이 호수 중앙에는 지구상에서 유일한 수상도시가 세워져 있는 것으로 유명한 곳이며 물 가운데 떠 있는 서울의 커다란 달동네라면 적당한 표현이 된다.

끝이 보이지 않는 광대함에 비해 호수의 수심은 어른들의 가슴을 넘지 못하는 얕은 흙탕물 담수호로 그 위에 서민들의 도시가 세워져 학교, 병원, 대장간, 식당, 동사무소 등이 있고 모든 교통수단은 수상버스나 카누와 같은 조그만 배를 이용한다.

모든 건물은 낮은 단층 함석 지붕이며 물 속에 기둥을 세우고 지은 건물이 아닌 뗏목이나 바지선 같은 배 위에 집을 짓고 필요에 따라 이동할 수가 있다.물위에 장터가 서서 크고 작은 배들로 법석이며 돼지우리와 닭장이 붙어 있는 창문도 없는 안방에서 한가하게 졸고 있는 노인과 그 위에 몇 그루 시들어 가는 화초들이 너울대는 것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동물이나 사람의 배설물, 그리고 모든 쓰레기가 버려지는 회색 빛 물 속에서 물고기를 쫓아 그물질을 하는 어른들의 무표정한 얼굴에서 색다른 인생을 배우게 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