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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만의 건축칼럼] 아름다운 정원

2004-08-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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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름다운 삶. 그것은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생활의 방식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자연과의 조화로움 속에서 함께 어우러지는 삶을 살기를 바라며 그럴 때 더욱 아름답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전원 속에서 꽃과 식물을 가꾸며 점점 삭막해지고 건조해져 가는 생활 속에서 잃었던 자연을 찾으려고 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집 앞과 뒤뜰의 정원 뿐 아니라 이제는 실내까지 초록의 향을 끌어들여 집 전체가 자연과 하나되게 만들어 가고 있다. 집을 짓는다는 것은 우리 집만 돋보이게 만들기보다는 주변과 조화를 이룰 때 보다 아름다우며 건물 주변의 조경을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보다 아늑한 삶의 공간으로 돋보이게 될 것이다.

조경의 방법은 크게 건축식과 풍경식있다.건축식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조경이고, 풍경식은 자연 그대로의 나무와 돌을 조화시켜 자연풍을 그대로 살린 조경 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조경은 풍경식을 따르는 것이 좋은데 부지의 자연형태와 그곳에 있던 나무나 돌을 그대로 살려 정원으로 꾸미면 비용도 적게 들고 훌륭한 정원도 만들 수 있다.


정원을 꾸미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크게 마당과 울타리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마당은 자연석과 나무, 잔디 등으로 꾸미게 되는데 나무는 대체로 키우고 가꾸는 재미가 있는, 너무 크지 않은 나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부부의 침실 쪽에는 향기가 좋은 라일락을 놓고 벤치가 있으면 그 주변에 느티나무를 심는 식으로 위치와 분위기에 따라 수종을 선택하곤 한다. 대추나무, 자두나무 등 유실수를 몇 그루 심는 것도 자연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좋은 계획이다.

특히 나무종류와 위치의 선택에 있어서 하루 태양의 방향과 계절에 따른 변화에 잘 대비하여 침엽수, 낙엽수 선택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남향 집 전면에 위치하는 낙엽수는 여름에는 무성한 잎으로 그늘을 만들어 주며, 겨울에는 잎이 떨어진 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을 집안으로 받아들이므로 에너지 절약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꽃이 피는 시기를 고려하여 계절이 바뀌더라도 항상 꽃을 접할 수 있는 수종선택 계획이 필요하다. 또한 나무를 심거나 돌을 놓아 정원을 꾸미지 않더라도 텃밭을 꾸미거나 장독대와 야외용 식탁을 만들어도 좋은 정원 꾸미기가 될 수 있다. 주인의 취향에 맞추어 다양한 테크닉을 연출해 보는 것이 좋다.

주택의 경우 거실 앞의 테라스와 정원을 가지고 있으므로 실외뿐만 아니라 실내와 연계된 옥외공간(데크, 테라스)에도 정원을 꾸밀 수가 있다. 가족이 주된 이용 대상이므로 식구들의 취향이나 집 분위기에 맞게 연출이 가능하다.

단순히 식물만으로 연출하는 것보다 가족들의 관심과 흥미를 더하기 위해 소품들을 이용하면 한결 특별한 공간이 될 것이다. 이때 단순히 식물만으로 연출하는 것보다 가족들의 관심과 흥미를 더하기 위해 소품들을 이용하면 한결 특별한 공간이 될 것이다.

1층의 높이가 대지와 많은 차이가 나는 경우에 계단은 정원에서 또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다. 자연과 지형에 어울리는 정원계단을 만드는 일은 주택을 아름답게 짓는 것만큼이나 의미가 있다. 이는 정원의 입체감을 더욱 생동감 있게 표현해주는 공간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경사진 대지에 홈을 파서 제각기 생긴 자연석을 넓게 놓아도 꽤 그럴듯한 정원계단이 되어준다. 또한 안전하고 효율적인 보행이 되어 져야 하는 기능적인 역할 이외에도 디자인에 따라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로서 조성이 되어지기도 한다.

이럴 때 계단은 벽돌이나 나무 또는 자갈, 자연스럽게 석축을 쌓아 만든 돌계단 등이 나무와 조화를 이룬다. 콘크리트를 사용시 단단하고 안전한 보행감을 주지만 자칫 삭막함을 줄 수 있으므로 나무판, 벽돌, 화강암, 조약돌 등을 함께 사용해서 색다른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정원이라 하여 나무와 잔디만 나열하는 것보다 조각품을 이용한 작은 분수라든가 모양과 질감이 다양한 그릇, 벽돌, 맷돌, 항아리 등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생활소품이나 인테리어 용품을 곁들인다면 아기자기한 멋을 더할 뿐 아니라, 식물만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공간이 아닌, 정감이 넘치고 이야기가 담긴 휴식공간으로 탈바꿈된다.

또한 건물 주변의 환경조성에서 피할 수 없는 중요한 것이 차고에 이르는 드라이브길로서 바닥의 재료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주로 쓰이는 것으로 아스팔트, 콘크리트, 자갈, 돌 등이 있으며 턱(Curb)이 지는 부분에는 벽돌이나 돌을 사용하곤 한다.

외부 환경의 다른 요소로서 거리와 경계를 짓는 담장이나 문이 있다.
미국에서의 주택가를 거닐게 되면 느끼는 것이 담장이 없거나, 낮은 담장을 한 집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 주택가에서 보듯이 사람 키를 넘는 높이의 담장을 보기가 힘들다. 담장이 도둑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서가 아니고 주위 환경과의 미관을 우선으로 하기때문이다.

담장의 재료로는 흔히 3피트나 4피트 높이 정도의 나무나 그물모양의 체인 링크를 많이 샤용하며,벽돌이나 돌을 이용하여 만들기도 한다. /Kenny Lee Architect. 718-463-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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