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모의 마음 장로교 교인이기에

2004-08-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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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산과 나무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시트카는 알래스카에서 다섯 번째로 큰 도시이다. 시애틀과 앵커리지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인구 8,900명에, 주산업은 고기잡이와 수산물의 가공업이다. 매일, 고층빌딩 같은 관광 크루즈가 세계 각처로부터 와서 쉬고 가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시트카는 수세기 동안 인디언이 주인이었다. 그러나 1799년 인디언 주민들이 러시아 사람들에 의해 점령되면서 러시아 통치에 있다가 1867년, 720만 달러를 받고 러시아는 알래스카를 미국에 팔았는데, 이 거창한 국제적 사건이 모두 시트카에서 이루어졌다.
이렇게 시트카는 러시아 사람들의 중심부였고, 미국에 이양된 후에도 계속 알래스카의 주청사가 있다가 1906년 주노로 옮기었다. 아직도 시트카는 러시아 문화가 많이 남아있다.
도시 중심부에 러시아 정교회가 있고 러시아 노인들이 거주하는 크고 멋진 파이오니어 홈과 명승지인 러시안 묘지가 있다. 매주 두서너 번씩 관광객을 위한 러시안 댄스공연이 있다.
알래스카에서 가장 오래된 교육기관이 시트카에 있는 셸던 잭슨 대학이다. 1884년 장로교 선교사인 셸던 잭슨이 직업훈련 학교로 세운 것이 초등학교로 발전하고 다시 고등학교로, 1944년 초급대학으로, 1966년 4년제 대학이 되었다. 학생 200-300명과 교수를 포함한 직원들이 100여명인 이 학교는 계속해서 미국 장로교단이 도와오고 있다.
여름에는 장로교 교인들이 2주씩 기숙사에 살면서 풀을 뽑고 나무를 자르고 청소를 하고 지붕을 고치고 벽을 새로 바르고 페인트를 칠하면서 9월에 돌아올 학생들을 위한 준비를 한다. 기숙사 할당이나 효과적인 작업을 위해서 15∼20명을 한 팀으로 하기 때문에 그레이스 제일장로교 팀으로 일했지만 13명이 본 교인이고 2명은 뉴포트 장로교와 유마에서 온 이들이었다. 2주라 해도 한 주는 우리보다 먼저 온 팀과 또 한 주는 새로 도착하는 팀과 같이 일 하기 때문에 새로운 만남의 기회가 된다.
미네소타에 있는 로체스터 제일장로교 팀이 우리 다음 팀이었다. 유난히 키가 크고 피부가 흰 18명 모두가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나이 드신 분들이 등산벨트를 매고 지붕에 올라가 1주만에 큰 빌딩 지붕을 거뜬히 걷어내고 새 지붕을 잇고, 개울물 위에 다리를 놓고 그 위로 가로등을 세워 아늑한 장소를 만드는 것도 보았다.
새벽 3시부터 날이 밝기 시작 밤 10시에나 어둠이 깔리는 알래스카, 이 긴 시간 빛을 받으며, 간간이 내리는 빗물을 먹고 핀 꽃들은 유난히 색이 곱고 송이가 크다. 2주간의 일을 마친 나는 시골 고향을 다녀 온 사람처럼 마음과 몸이 가볍다. 우리 교회에서는 2년 후에 다시 갈 계획을 하고 있다. 혹시 관심이 있으신 분은 이 프로그램에 여러번 참석하신 Pat Sar geant(562-431-3435)에게 연락하면 자세히 배울 수 있겠다.

김 준 자(그레이스제일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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