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윤실 호루라기 배고픈 사람에게는 귀가 없다?

2004-08-03 (화)
크게 작게
20세기 들어와서 전세계는 눈부신 경제성장을 했다. 20년 전인 1980년대와 오늘날을 비교해보면 전세계가 두 배 이상 부유해졌다. 그런데 세상은 더 빈곤해지고 있다. 오늘날 부유한 20%의 사람들이 전세계에서 나오는 물자의 75%를 쓰고 산다.
전세계의 가난한 20%의 사람은 1.6%밖에 못쓰고 산다. 부유한 사람들이 50배의 물자를 더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1년에 2,000만의 사람들이 굶어죽는다. 그중 아이들이 1,800만 명이라고 한다. 불과 몇 초 사이에 어디선가 먹을 것이 없어서 한사람이 굶어 죽어간다.
국제식량농업기구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의하면 2,000만명은 축소된 숫자다. 죽음의 원인을 기록할 때 이질이나 열병으로 죽었다고 적기 때문에 통계에 빠질 뿐이지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는 것이다. 앞으로 20년 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을 것이라고 한다. 오늘 우리는 먹을 것은 더 있지만 배가 부르기 때문에 숟가락을 놓는다. 그러나 세상의 10억의 사람은 배가 고프지만 먹을 게 없기 때문에 숟가락을 놔야 한다.
배고픈 사람에게 귀가 없다! 아프리카의 속담이다. 이런 뜻이다. 사람이 어느 정도 가난할 때는 더 나은 삶을 위해서 귀를 연다. 그러나 절대빈곤 가운데 들어간 사람들에게는 형이상학적인 것들이 귀에 들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예를 들면, 죽어서 천국에 가고, 영원한 생명이 있으며, 하늘나라가 있다는 등의 이야기들이다. 어느 정도의 가난은 오히려 사람으로 하여금 하나님을 찾게 하고 신앙의 문으로 들어오게 하지만, 절대빈곤은 그런 이야기들이 사치스러울 뿐이다. 오늘날 선교에서는 이 문제가 큰 장벽이라고 한다.
얼마 전 월드비전에서 주관하는 6.25 특별 사랑의 빚갚기 주일에 많은 이민교회가 동참했다. 한국 전쟁고아들을 위해 밥 피어스 목사가 미국의 도움으로 고아원과 모자원을 세워줌으로써 시작된 사랑의 빚을 갚자는 운동이었다. 한달에 30불이면 한 아이를 살릴 수 있다는 사실에 동참하는 우리들에게는 기쁨이 있었다.
얼마 전 탈북자들이 대거 한국으로 몰려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뿐만 아니라 탈북자들을 일년에 3,500명씩 미국으로 받아들이자는 법안을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이 제안하여 상원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 기윤실을 비롯하여 많은 교회나 단체들이 북한을 돕고 있지만 평통에서 북한에 젖염소 보내기 운동을 실시하기로 했다는 최근의 소식도 우리를 흐뭇하게 해주고 있다.
배고픈 사람에게 귀가 없다! 절대 빈곤 속에 있는 한 사람에 대하여 지극히 적지만 구체적인 나눔이야말로 가장 아름답고 위력적인 선교의 기적이 아닐까?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수천 명을 먹일 수 있었던 기적의 씨앗이었던 것처럼...


(LA 기윤실 소식지 편집위원 ) (213)387-1207. www.cemkla.org
김 병 호 목사 (횃불교회)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